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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

상암동 하늘공원 - 억새를 보러가다(2009.10.03)

by 거선생 2009. 11. 24.

왼편사진은 햅틱2로, 오른편사진은 폴라로이드로 찍은 사진.


지난 추석 때 상암 CGV에서 영화를 보고(애자(2009)) 천천히 하늘공원으로 갔습니다.
(11월 말인데 이제 10월 얘기를 하는군요..ㅋㅋ)
가을이었기에.. 월드컵공원을 천천히 걸어서 하늘공원으로 갔습니다.
여태껏 한번도 억새가 있을 때 하늘공원에 가지 못해서 꼭 가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생겼던 거죠..^^

한손에는 공짜 아메리카노를 들고.. 한손에는 폴라로이드, 카메라, 핸드폰을 움켜쥐고..
그렇게 스물스물 걸어다녔습니다.
추석이라 그런건지 휴일이어서 그런건지... 가족단위로 보러오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 혼자라고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외롭고 쓸쓸하고, 또 한편으로는 맘 편하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올라갈 때는 계단이 아닌 비스듬히 난 길을 따라 올라갔습니다.
그렇게 급하게 올라갈 정도로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니었고, 그냥 느리게 살고 싶다라는 마음에...
천천히 올라가게 되더군요.
지금도 그렇지만 그 때에도 마음이 뭔가 뻥 뚫린 것처럼 허전했기 때문에...
그리고 너무 빨리 살았던 거 같은 느낌 때문에... 급하게 가고 싶지도 않았구요.

바람소리도 듣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행복한 웃음소리도 들어가면서...
쉬엄쉬엄 하늘공원에 올라갔을 때..
수많은 사람들을 보고 놀라기도 했지만, 그 넓은 하늘공원을 가득채운 억새에 놀랐습니다.
말로만 들었던 억새가 가득차서 사람들이 안보인다는 그 말을 실감했던 거죠.

억새 옆을 지나다니며 사진도 찍고,
다리가 아프면 쉬기도 하고,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 지나다니기도 하고, 그렇게 몇 시간을 돌아다니면서 지냈습니다.
공원이 사람을 참 편안하게 해주더라구요.
바람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고, 파란 하늘을 계속 쳐다보며 멍하니 있기도 하고,
그렇게 급하게 달려온 내 자신을 잠시나마 쉬게 해줄 수 있는 그런 곳이니 말이죠.

그렇게 몇 시간을 돌아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고, 그렇게 지냈습니다.
내려올 때 보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올라오더군요.
아마도 그 사람들도 저와 같이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기 위해 그렇게 올라오는 거겠죠?

마치며. 폴라로이드사진을 스캔해서 넣으니 사진 색이 잘 살아나지 않네요..
이렇게 뿌옇지만은 않은데 말이죠...
마치며2. 억새가 없을 때의 하늘공원이 궁금하신 분은 이전 포스팅(2008. 05. 11 하늘공원에 가다)를 참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