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다/2010-04, 오사카, 일본

[오사카여행] 2010-04-18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한국으로..

by 거선생 2010. 5. 21.
세번째 날의 아침이 밝았다.

이 날도 역시 날이 좋았다. 오늘의 아침식사는 어제저녁 샀던 551 호라이의 부타망.


아.. 근데 차가워서 그런건지 느끼하다. 갑자기 생각난 게 같이 준 겨자.


헉.. 겨자를 난 허니머스타드로 생각했는데.. 그냥 생겨자. 맵다...
그치만 느끼한 부타망을 그냥 먹을 수 없어서 조금씩 겨자를 쳐서 먹고, 1개는 집으로 가져왔다.

마지막으로 체크아웃하기 전에 티비, 방키, 방번호를 찍었다.





2번의 밤을 이 곳에서 보내고, 티비를 보면서 일본어를 조금이나마 알아들을 수 있는거에 기뻐하고,
방 키를 받기 전에는 항상 마음속으로 일본어로 방번호를 확인하고 얘기했었는데...
2일만 지내고 나니 너무 짧은 느낌이다..
나 다시 곧 올께~!!


8시 반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캐리어를 들고나와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난카이선 난바역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아침의 도톤보리는 사람이 없는 편이었다. 그런데 어느 한 곳에만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취직을 하려고 모여있는 듯 젊은 남자들도 정장을 하고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어제 먹은 다꼬야끼 집을 지나가는데 그 곳의 직원이신듯한 남자분이 캐리어를 달달달달 끌고가는 날 보면서
"맛있어요~!! 맛있어요~!!" 하면서 날 쳐다본다..
내가 키득키득 웃으니까 나보고 계속 먹으라고 하고 어설프지 않은 한국어로 말씀하신다.
난 속으로 '어제 먹었어요..담에 와서 또 먹을께요' 하면서 그 곳을 지나쳐왔다.
아마도 다음 오사카 여행에서도 난 그곳의 다꼬야끼를 사먹겠지..?

열심히 난바역까지 걸어와서 급행지하철을 타고보니 시간은 9시 10분.
출발시간은 9시 15분이었다.


기차는 중간에 잠깐 사정이 있어서 조금 늦게 도착했다. 원래 도착시간은 10시쯤이었던 거 같은데
도착해보니 10시 10분? 정도였다.

서둘러서 제주항공 카운터로 이동해서 보딩패스를 받고 캐리어를 수화물로 보냈다.
캐리어를 수화물로 보내면서 내심 걱정했던게 무게가 초과될까봐였다.
산 물건들이 거의 액체로 된 화장품에, 퍼펙트휩이나 아이봉같은 것들도 전부 무게나가는 것들이니..
막상 무게를 재보니 13kg이었다. 난 진짜 무거워서 걱정하고 옷도 빼서 내가 들고 탔는데 말이다..ㅋㅋㅋ
이럴 줄 알았으면 옷이나 이런 건 다시 넣을껄 말이다...

면세점에서 요지야 기름종이와 핸드크림을 구입하고, 먹을거리를 구입하려고 했는데 내가 사려던 곳에서는 없었다.
그러다가 조금 시간이 남아서 반대쪽으로 갔더니 서점과 내가 사려던 과자들이 있는 면세점이 나왔다.

서점에서 괜찮은 부록이 있는 잡지를 사려고 한참 고민하다가 그다지 필요없을 것 같아서 안사고 지나쳤는데
한국에 와서 얼마후에 보니까 사람들이 lesportsac 에서 나온 잡지부록에 열광하더라.
나도 서점에서 그 책 봤는데 내 취향이 아니라 패스했는데...
과자를 팔던 곳에서 내가 사고 싶던 로이스 초코렛을 발견. 그 외에도 과자 몇가지를 더 샀다.

그랬더니만 시간이 어느새 11시 10분을 향해가고 있었다. 급하게 후다다닥 뛰어가 모노레일을 타고
헉헉거리면서 제주항공 비행기에 탑승한 시간은 11시 17분 이었다...
너무 정신없어서 티켓 사진 찍는 것도 깜박했다.

내가 미리 선택한 자리는 28F 인 창가자리.
그런데 자리가 가까워질수록 왠지 이상했다. 그랬더니만...
내 자리에 앉아계시던 어느 나이든 부부.

조심스레 제 자리니까 비켜달라고 말씀드렸더니 그 분들 그냥 나를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한다.
분명 한국인들이었는데 말이다.. 마치 나보고 니가 일찍왔어야지 하는 표정으로 먼저 맡은 사람이 임자.. 라는 듯이 말이다.
안 비켜줄 거 같아서 어쩔수 없이 짐을 올리고 자리에 앉았다.
일본에 올 때 날이 안좋아서 사진을 잘 못찍어서 돌아갈 때 예쁜 하늘사진을 찍어야지 생각한 것들이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
원망스러운 마음을 담아 창가자리쪽에 계신 분들을 몰카 한장..

아저씨 아줌마.. 그러시는 거 아니에요.. 아무리 제가 늦게 갔어도 그렇지..
지정자리는 지켜주셔야죠...ㅠ.ㅠ

바깥을 볼 수도 없고 그래서 조용히 눈감고 음악듣고, 동영상 보면서 한국으로 향했다.

비행기가 어느정도 뜬 후에 받은 삼각김밥과 감귤쥬스.
갈 때와는 다른 편의점표같은 삼각김밥. 그리고 먹을 때마다 맛있는 감귤쥬스

한국에서 일본으로 향할 때는 몰랐는데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보는 한국인들은...
확실히 일본인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내가 탄 자리 주변만 그랬던거 였는지도 모른다.)

내릴 때에도 갑자기 내 뒤에서 어떤 분이 내 앞자리 사람하고 무슨 얘기를 하시더라..
사람들이 어느정도 빠져나와서 나 역시 내리려고 짐을 내려서 준비하고 앞으로 가려고 하는데...
앞자리 사람하고 얘기가 끝난건지 내가 나가려고 하는데 뒤로 가려고 한다.
그 좁은 통로를.. 난 이미 내 자리에서 나가려고 일어나서 통로로 나온 상태이고, 내 옆자리 사람들도 이미 나오고 있는데
참.. 이거 헛웃음밖에 안 나오더라. 왜 하필 그 때 뒤로 가려는건지....
"여기서 이러시면 안되잖아요" 라는 제 말에 "그럼 내 짐이 뒤에 있는데?"라고 대답하십니다..
사람들 앞으로 나가는 거 뻔히 알면 조금 기다렸다가 뒤쪽으로 가셔도 되지 않냐는 건데...

겨우 그 아저씨를 뒤로 보내고 나는 앞으로 가는데 아이 한명이 통로에서 놀고 있습니다.
이번 비행기에 사람들은 왜 다들 이런지.. 한순간 짜증이 나더군요.
즐겁게 갔다온 여행이었는데...
비행기에서 안좋은 기억들만 생기게 하고 말입니다.

그래도 결국엔 잘 나와서 미리 기다리시던 부모님과 점심을 먹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
마치며.
열심히 글을 쓰고 여행한 흔적을 자세히 남기려고 했는데 잘 된건지 모르겠네요.
다른분들의 여행기를 보면서 나 자신만의 루트를 짜려고 많이 생각하고 고민했는데
어떻게 잘 된건지 모르겠네요... 저같이 1.5일의 시간이 비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루트도 괜찮을 듯 싶어요.
이번에는 오사카성만 빼놓고 제가 가보고 싶은 곳들은 거의 다 가봤어요.
그런데 오사카만 다녀온 것이라 아무래도 미련이 많이 생기네요...
다음에 가게 된다면 오사카, 교토, 나라, 고베 등을 충분히 다녀오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