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전 포스트까지의 여행기는 2010년 4월 어느날. 너무 힘들었던 나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떠났던
나 혼자만의 여행이었다.
나도 물론 대한민국에 사는 별 볼일 없는 한 여자이기 때문에 혼자서 여행을 갈 수 있을까 라는 두려움에 많이 고민도 했었다.
그래서 포털에서 "여자 혼자 여행", "여자 혼자 일본여행" 등의 키워드를 많이 적고 검색했었다.
생각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혼자서 여행을 갔다왔었고, 일본이 아닌 영국이나 유럽여행도 혼자서 다닌 사람들도 많았다.

이 글을 쓰게 되었던 이유는
나처럼 누군가 혼자서 가는 걸 두려워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이다.
혼자서 간다는 건 외딴 곳에서 분명 혼자라는 외로움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나에게 이득이 되는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여행을 혼자서 가라는 건 아니다.
하지만 둘이서, 혹은 셋이서 하는 여행과는 다르게 혼자서 하는 여행도 충분히 재미있고, 충분히 좋을 거라는 것이다.

내가 갔던 일본, 오사카의 경우에...
혼자서 다닐 것을 감안해서 가능하면 오후 10시 이전에 숙소에 들어가려고 애썼고,
유흥가는 밤늦은 시간에는 가지 않도록 했다. 그래서 술을 먹고 싶어도 캔맥주를 사서 숙소에 들어갔다.

여행을 다니는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듯이,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여행의 재미나 깊이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혼자라고 두려워하기 보다는 혼자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혼자라서 잘 갔다올 수 있을까 두려웠지만, 실제로 혼자서 부딪친 일본은 내가 걱정할 필요가 거의 없는 곳이었다.
그만큼 나 역시 많이 경계했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드럭스토어에서 점원에게 화장 수정도 받고, 화장품 추천도 받았다.
어설픈 일본어를 하면서 일본어를 잘한다는 칭찬도 받았고, 귀엽다는 칭찬도 받았다...(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ㅋㅋ)

혼자서 여행가기를 두려워하신다면...? 한번 더 용기를 가져도 됩니다.
이미 혼자서 여행갈 생각을 한 그 자체가 용기니까요. 한 번 더 용기를 가지고 도전하시길 바래요...
세번째 날의 아침이 밝았다.

이 날도 역시 날이 좋았다. 오늘의 아침식사는 어제저녁 샀던 551 호라이의 부타망.


아.. 근데 차가워서 그런건지 느끼하다. 갑자기 생각난 게 같이 준 겨자.


헉.. 겨자를 난 허니머스타드로 생각했는데.. 그냥 생겨자. 맵다...
그치만 느끼한 부타망을 그냥 먹을 수 없어서 조금씩 겨자를 쳐서 먹고, 1개는 집으로 가져왔다.

마지막으로 체크아웃하기 전에 티비, 방키, 방번호를 찍었다.





2번의 밤을 이 곳에서 보내고, 티비를 보면서 일본어를 조금이나마 알아들을 수 있는거에 기뻐하고,
방 키를 받기 전에는 항상 마음속으로 일본어로 방번호를 확인하고 얘기했었는데...
2일만 지내고 나니 너무 짧은 느낌이다..
나 다시 곧 올께~!!


8시 반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캐리어를 들고나와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난카이선 난바역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아침의 도톤보리는 사람이 없는 편이었다. 그런데 어느 한 곳에만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취직을 하려고 모여있는 듯 젊은 남자들도 정장을 하고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어제 먹은 다꼬야끼 집을 지나가는데 그 곳의 직원이신듯한 남자분이 캐리어를 달달달달 끌고가는 날 보면서
"맛있어요~!! 맛있어요~!!" 하면서 날 쳐다본다..
내가 키득키득 웃으니까 나보고 계속 먹으라고 하고 어설프지 않은 한국어로 말씀하신다.
난 속으로 '어제 먹었어요..담에 와서 또 먹을께요' 하면서 그 곳을 지나쳐왔다.
아마도 다음 오사카 여행에서도 난 그곳의 다꼬야끼를 사먹겠지..?

열심히 난바역까지 걸어와서 급행지하철을 타고보니 시간은 9시 10분.
출발시간은 9시 15분이었다.


기차는 중간에 잠깐 사정이 있어서 조금 늦게 도착했다. 원래 도착시간은 10시쯤이었던 거 같은데
도착해보니 10시 10분? 정도였다.

서둘러서 제주항공 카운터로 이동해서 보딩패스를 받고 캐리어를 수화물로 보냈다.
캐리어를 수화물로 보내면서 내심 걱정했던게 무게가 초과될까봐였다.
산 물건들이 거의 액체로 된 화장품에, 퍼펙트휩이나 아이봉같은 것들도 전부 무게나가는 것들이니..
막상 무게를 재보니 13kg이었다. 난 진짜 무거워서 걱정하고 옷도 빼서 내가 들고 탔는데 말이다..ㅋㅋㅋ
이럴 줄 알았으면 옷이나 이런 건 다시 넣을껄 말이다...

면세점에서 요지야 기름종이와 핸드크림을 구입하고, 먹을거리를 구입하려고 했는데 내가 사려던 곳에서는 없었다.
그러다가 조금 시간이 남아서 반대쪽으로 갔더니 서점과 내가 사려던 과자들이 있는 면세점이 나왔다.

서점에서 괜찮은 부록이 있는 잡지를 사려고 한참 고민하다가 그다지 필요없을 것 같아서 안사고 지나쳤는데
한국에 와서 얼마후에 보니까 사람들이 lesportsac 에서 나온 잡지부록에 열광하더라.
나도 서점에서 그 책 봤는데 내 취향이 아니라 패스했는데...
과자를 팔던 곳에서 내가 사고 싶던 로이스 초코렛을 발견. 그 외에도 과자 몇가지를 더 샀다.

그랬더니만 시간이 어느새 11시 10분을 향해가고 있었다. 급하게 후다다닥 뛰어가 모노레일을 타고
헉헉거리면서 제주항공 비행기에 탑승한 시간은 11시 17분 이었다...
너무 정신없어서 티켓 사진 찍는 것도 깜박했다.

내가 미리 선택한 자리는 28F 인 창가자리.
그런데 자리가 가까워질수록 왠지 이상했다. 그랬더니만...
내 자리에 앉아계시던 어느 나이든 부부.

조심스레 제 자리니까 비켜달라고 말씀드렸더니 그 분들 그냥 나를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한다.
분명 한국인들이었는데 말이다.. 마치 나보고 니가 일찍왔어야지 하는 표정으로 먼저 맡은 사람이 임자.. 라는 듯이 말이다.
안 비켜줄 거 같아서 어쩔수 없이 짐을 올리고 자리에 앉았다.
일본에 올 때 날이 안좋아서 사진을 잘 못찍어서 돌아갈 때 예쁜 하늘사진을 찍어야지 생각한 것들이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
원망스러운 마음을 담아 창가자리쪽에 계신 분들을 몰카 한장..

아저씨 아줌마.. 그러시는 거 아니에요.. 아무리 제가 늦게 갔어도 그렇지..
지정자리는 지켜주셔야죠...ㅠ.ㅠ

바깥을 볼 수도 없고 그래서 조용히 눈감고 음악듣고, 동영상 보면서 한국으로 향했다.

비행기가 어느정도 뜬 후에 받은 삼각김밥과 감귤쥬스.
갈 때와는 다른 편의점표같은 삼각김밥. 그리고 먹을 때마다 맛있는 감귤쥬스

한국에서 일본으로 향할 때는 몰랐는데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보는 한국인들은...
확실히 일본인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내가 탄 자리 주변만 그랬던거 였는지도 모른다.)

내릴 때에도 갑자기 내 뒤에서 어떤 분이 내 앞자리 사람하고 무슨 얘기를 하시더라..
사람들이 어느정도 빠져나와서 나 역시 내리려고 짐을 내려서 준비하고 앞으로 가려고 하는데...
앞자리 사람하고 얘기가 끝난건지 내가 나가려고 하는데 뒤로 가려고 한다.
그 좁은 통로를.. 난 이미 내 자리에서 나가려고 일어나서 통로로 나온 상태이고, 내 옆자리 사람들도 이미 나오고 있는데
참.. 이거 헛웃음밖에 안 나오더라. 왜 하필 그 때 뒤로 가려는건지....
"여기서 이러시면 안되잖아요" 라는 제 말에 "그럼 내 짐이 뒤에 있는데?"라고 대답하십니다..
사람들 앞으로 나가는 거 뻔히 알면 조금 기다렸다가 뒤쪽으로 가셔도 되지 않냐는 건데...

겨우 그 아저씨를 뒤로 보내고 나는 앞으로 가는데 아이 한명이 통로에서 놀고 있습니다.
이번 비행기에 사람들은 왜 다들 이런지.. 한순간 짜증이 나더군요.
즐겁게 갔다온 여행이었는데...
비행기에서 안좋은 기억들만 생기게 하고 말입니다.

그래도 결국엔 잘 나와서 미리 기다리시던 부모님과 점심을 먹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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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열심히 글을 쓰고 여행한 흔적을 자세히 남기려고 했는데 잘 된건지 모르겠네요.
다른분들의 여행기를 보면서 나 자신만의 루트를 짜려고 많이 생각하고 고민했는데
어떻게 잘 된건지 모르겠네요... 저같이 1.5일의 시간이 비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루트도 괜찮을 듯 싶어요.
이번에는 오사카성만 빼놓고 제가 가보고 싶은 곳들은 거의 다 가봤어요.
그런데 오사카만 다녀온 것이라 아무래도 미련이 많이 생기네요...
다음에 가게 된다면 오사카, 교토, 나라, 고베 등을 충분히 다녀오고 싶네요...


점심을 늦게 먹은 탓도 있고, 비도 오고 하다보니 오늘은 그냥 도톤보리 근처를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사고 싶은 걸 사고, 먹기로 결정했다..
일본에는 드럭스토어가 참 많았다.
미리 카페에서 사진을 출력해가서 그거와 같은 그림맞추기를 하면서 이것저것 화장품도 구경하고
했는데, 생각보다 중국인들이 참 많았다.
우리나라사람인가 하고 보면 대부분이 중국인이었다. 여러명이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출력해간 사진을 보여주면서 점원에게 중국어로 말하는 투로 봐서는 찾아달라는 뜻인듯 싶었고,
돌아다니면서 중국어로 크게 말하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하지만 한국인도 많아서 신사이바시에서는 한국인 부부 두쌍이 과자며 생필품을 사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아마도 도톤보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 중에 중국인>일본인>한국인=서양인 이정도의 비율이었으리라...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쇼핑도 하던 중 너무 늦으면 저녁을 먹지 못할 거 같은 느낌에
저녁먹을 곳을 찾아 다녔다.
저녁을 먹고 싶었던 곳은..
햄버그스테이크를 판다던 빅구리동키와 오코노미야끼를 먹을 치보...
둘 중에 한 곳이었다.
빅쿠리동키는 점심때에는 사람이 많이 없더니 저녁이 되니까 사람들이 바깥에까지 줄을 서 있는 것을 보고
치보로 발길을 돌렸다.

2층으로 올라가자 혼자도 괜찮냐는 어설픈 일본어로 물어보자 괜찮다고 하는 느낌의 대답을 받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갔다.
그곳에서는 오코노미야끼를 조리하는 바 자리로 안내받았다.

한국어메뉴를 달라고 한 후 판매 1위라고 하는 오코노미야끼 도톤보리와 생맥주 작은 걸 시켰다.

원래 술은 잘 못하지만 일본에 와서 생맥주를 먹어보고 싶기도 했고, 또 다른 이유로는 오코노미야끼를 먹을 땐
반드시 술을 먹어야 한다는 내 생각 때문이었다.

생맥주가 나오고, 앞에서는 멋진 남자점원, 귀여운 여자점원이 각각 열심히 오꼬노미야끼를 만들고 있었다.
잠시 후 내 앞으로 내가 시킨 오꼬노미야끼가 나왔다...


여태껏 오꼬노미야끼는 백화점 지하매장에서 사먹었던게 다였는데....
오사카에서 먹은 오꼬노미야끼는 정말 맛있었다... 안에 들은 고기나 새우도 적당히 익어있었고,
위에 얹은 가쯔오부시와 소스의 맛도 적당히 섞여서 맛있었다...

하지만... 난 점심을 너무 많이 먹었었나보다.... 오꼬노미야끼는 혼자먹기엔 확실히 많은 양이었고,
더군다나 난 점심도 많이 먹었기에... 두조각을 먹었을 때부터 배가 불러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열심히, 그리고 천천히 먹으면서 여기저기 구경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먹는 오꼬노미야끼 구경도 하면서
천천히 먹다보니 거의 다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다 먹지는 못하고 한조각은 남길 수밖에 없었다.

다 먹고 내려와서 계산도 완료하고, 내가 애초에 계획했던 10시 이전에 숙소로 돌아왔다.
그런데 숙소에 와서 생각해보니 치보에서 음식값의 10 %를 할인받는 쿠폰을 출력해왔는데...
쓰는 걸 깜박했다.. 아까운 돈..ㅠ.ㅠ
보이는대로 이런 비닐봉지를 달랑달랑들고 여기저기 잘도 돌아다녔다..ㅋㅋㅋ
한손엔 우산들고, 한손엔 카메라랑 비닐봉지, 지도를 들고서..ㅋㅋㅋ

호텔에 돌아와서 쇼핑한 짐을 풀어놓고, 내일 아침 먹을거리를 사러 근처 마트로 나갔다.
10시 쯤에는 도시락들을 할인한다고 하는데 내가 가서 20여분을 있었지만 도시락을 할인하지 않았다..ㅠ.ㅠ
결국 그냥 연어가 들어있는 김밥을 내일 아침에 먹기 위해 사고, 마트 구경도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 와서 쇼핑한 것을 펼쳐두고, 미리미리 짐을 싸뒀다.
일요일 아침에는 아마도 씻고 바로 나가야 할 거 같아서였다.
그런데 면세점에서도 대부분 액체류만 사고, 여기에서도 액체같이 무거운 것들만 사고 보니
수화물이 초과할 거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계속 짐을 싸서 들었다 놨다 하면서 무거운데... 하고 결국은 옷가지는 내가 들고 타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티비를 보면서 짐도 싸고, 이것저것 하다보니 어느새 열두시...
예전에 도쿄 여행했을 때에는 티비에서 드라마도 볼 수 있었는데, 여기에서는 볼 수 없다면서 투덜대면서
내일은 날이 맑기를 바라면서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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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쇼핑한 걸 나열해놓은 건 포장을 다 뜯어서 조금이나마 캐리어에 짐을 줄이고자 했기 때문에
어떤 포장인지 잊어먹지 않기 위해서..^^;;;;;
아래쪽에 맥심이라고 써있는 딸기맛 베이스와 녹차맛 베이스는 우유에 타먹으면 맛있다...
아껴먹고 있어요... 언제 또 일본에 갈 지 모르니까..ㅋㅋㅋ

나와서 제일 먼저 간 곳은...
오사카 주유패스 2일권을 사기 위해 관광센터를 찾아서 2일권 구입완료..


잠깐 그 근처의 의자에 앉아 우산을 꺼내들고,
난카이선 급행을 타기위해 에스칼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이동했다.
2층으로 올라가자마자 왼쪽으로 지하철을 타는 곳이라고 이정표가 나오고
그 길을 따라 공항을 나서면 지하철역이 연결되어 있다.


무사히 지하철표(890엔)도 끊고, 난카이선 급행이 12시 14분에 있어서 그걸 타기로 하고 2번게이트로 갔다.
그런데 2개의 전차가 붙어있었다. 거기에다가 뒤쪽에는 사람들이 거의 타고 있지 않았다는 것...
혹시 중간에 끊어져서 다른데 가는거 아냐 하는 생각을 잠시 하다가...
난카이선급행은 2번게이트에서 출발하는 게 맞으니까 맞을꺼야 하고 사람이 없는 칸에 앉아서
급행이 맞겠지? 맞을꺼야.. 하고 누구에게 물어보지도 못하고 소심하게 앉아있었다.
다행히도 급행열차가 맞았고, 12시 14분이 되어서 출발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내 주위에도 캐리어를 가진 여행객들이 많이 탔다..

묵기로 한 숙소는 니혼바시 역과 나가호리바시역 사이에 있었는데 어떻게 가야 할지 몰라
일단 니혼바시 역으로 가기로 했다.
1시쯔음 난바역에서 난카이선을 내린 후 '걸어갈까?' 도 생각했지만 아직 지리를 잘 몰라서
일단은 오사카 주유패스를 이용해서 숙소근처에 가서 밥을 먹고 체크인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난바역을 나오니.. 이거 원 여기가 어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지도를 찾았는데 내가 타야 하는 지하철이 어느 건지도 하얗게 잊어버리고...
난바역은 맞는데... 하면서 근처에 백화점 지하코너도 캐리어 달달끌면서 구경하고,
서점도 들어가서 잡지부록이 좋은게 있구나.. 살까? 하면서 구경만 줄창해댔다.
그러다가 지하철을 타야 한다는 생각으로 핫핑크색라인(센니치마에선)을 찾기 시작했다.

오오..... 난카이선 난바역에서 센니치마에선은 끝에서 끝이었다... 너무 길다....
캐리어를 끌고 지쳐가던 중 센니치마에선을 드디어 찾아서 주유패스를 개시하고
들어가 한정거장 후인 니혼바시 역에 내렸다.

내가 가야 할 곳은 2번출구...
출구 바로 옆으로 드럭스토어가 있어서 캐리어 달달달달 끌면서 드럭구경하고...
아.. 내가 사야 할 물건이 이런 것들이구나 를 확인하고, 여기도 싸다던데... 하면서 구경만 하고
일단 체크인을 하러 호텔로 갔다..

2번출구로 나오니 바로 보이는 것은 4거리..
4거리를 건너야 하나 하던 중에 조그마한 지도를 발견했다. 내가 가야 할 호텔을 찾았으나 찾지 못했다.
그러나 호텔가는 길에 도톤보리강을 건너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도톤보리강을 찾아보니
길을 건너지 않고 출구에서 바로 오른쪽으로 쭉걸어가면 된다는 걸 알게되어 우산을 쓰고 캐리어를 끌면서
5분 이상을 걸은 거 같다..

비는 오지, 날씨는 습하지, 바람도 불지.. 슬슬 짜증이 밀려들어 올때쯤... 눈 앞에 호텔간판이 보였다...
호텔에 들어가기 전 시간을 보니 딱 2시.. 다행히 체크인 시간에 맞췄다..ㅋㅋ
(공항에서 내려서 호텔까지 거진 세시간..ㅡㅡ;;;)
호텔 카운터 옆쪽에 한국어를 하시는 분이 항상 대기하고 계신다고 했는데 내가 갔을 때도 그 분 덕분에
쉽게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금연룸을 원했는데 없어서 탈취를 한 방으로 지정해줬다..
내가 받은 방은 913호. 호텔의 맨 윗층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방에 들어갔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왠지 퀘퀘한 냄새가.. 나는 느낌이었다.
바로 커텐을 젖히고 창문을 살짝 열어두고, 캐리어와 면세점에서 산 물건을 놔두고,
여기저기 호텔방 구경을 했다..


여기저기라고 할 건 없이 작은 방이었지만..^^
침대는 폭신했고, 티비도 작긴 했지만 KBS 위성방송도 나왔다..^^
화장실은 뭐.. 늘 그렇듯이 작았지만, 혼자 있을 방이라 오히려 아늑한 느낌이었다.

원래 오늘의 일정은
1) 가이유칸 -> WTC ->난바구경
이거나
2) 오사카성->우메다공중정원
이었으나
일단 밥을 먹는게 가장 우선이어서 밥을 도톰보리에서 먹고 그 다음 어떻게 할지를 생각하기로 했다.

가방에 여행계획, 윙버스, 카메라 등을 넣고 점심을 먹으려고 한국에서부터 생각했던
어심(漁心) 이라는 이름의 초밥집을 찾기로 했다.

이 초밥집을 찾게 된 것은 네이버의 네일동이라는 일본여행카페에서 우연히 이곳에 다녀온 분의 글을 읽고나서부터였다.
사진으로만 보고, 그다지 다른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은 아니었지만.
초밥의 크기도 다른 초밥집에 비해 큰 편이었고, 맛도 좋다라는 얘기를 듣고,
일본사이트에서 음식값을 10 % 할인해주는 쿠폰도 프린트하고, 위치도 적어서 열심히 찾았다.
(쿠폰은 이곳(http://www.hotpepper.jp/strJ000012933/) 참조..)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비슷한 데가 안나오는 거였다.
위치를 보고 도톰보리쪽에서 찾았을 때 안나와서 어쩔 수 없이 도톰보리를 나와서 빅쿠카메라를 찾아서 가기 시작했다.

초밥집의 위치는 일단 빅쿠카메라건너편에 있는 센니치마에거리에서 찾을 수 있었다.
도톤보리거리(음식점많은 중심거리)에서도 간다면 금룡라멘있는 거리로 가야 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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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간 대로 설명하자면....

1. 빅쿠카메라 건물이 있는 사거리에서 보면...
센니치마에거리로 들어서서 조금 걷다보면 빠찡코건물(드래곤..뭐였는데...슬롯인가?)과 하나마루켄이 있는
작은 네거리가 나오는데 거기서 빠칭코건물쪽으로 빠지면 왼쪽으로 스시모양이 디피된 건물이 보인다.
그 건물 입구에 유리로 된 자동문이 있고, 그 안에 漁心과 스시집이 있다.
2.도톤보리에서는 킨류라멘있는 골목위쪽을 보면 센니치마에(千一前)라고 적혀있는 길목을 쭉 따라 가다보면...
하나마루켄과 빠찡코건물이 대각선으로 위치한 작은 네거리가 나옴...
그 곳에서 빠찡꼬 건물이 있는 쪽 거리로 조금만 걸어가면 처음사진같은 간판이 걸린 건물을 발견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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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건물 안에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사진만 봤을 때 건물 뒤쪽같이 약간 어두운 데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가지고 간 자료들을 대조해보니 그곳이 맞았다..
초밥집에 들어간 것이 3시가 넘은 시간이어서 혼자 식사를 하시는 손님과 구석에서 식사를 하시는 두분밖에
손님이 없었다.
들어가도 되는지 물어보자 괜찮다고 하시고 나를 바 자리로 안내해주셨다.
메뉴판을 주셨지만 일본어는 말은 조금 할 수 있어도 글씨는 거의 못봐서 그냥 멀뚱멀뚱 뭘 먹어야 하나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영어와 사진이 있는 메뉴를 가져다 주셨다...

고맙습니다를 연발하면서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조심스럽게 물어보자 괜찮다고 하시면서 환하게 웃어주셨다.
따뜻한 녹차를 주셔서 몸을 따뜻하게 할 수 있었다.
무얼 먹어야 할지 몰라서 새우초밥과 장어초밥을 시키고 혹시 어떤게 맛있냐고 여쭤보자
요즘 할인해서 팔고 있는 타이라는 생선이 있는 초밥을 말씀해주셨다.
그밖에도 어떤 생선인지 궁금해하자 직접 보여주시기까지 해주셨다..
내가 시킨 건 익힌새우초밥, 장어초밥 그리고 타이(도미)초밥 이렇게 3접시를 시키고 잠시 기다렸다.


맨 처음 나온 건 새우초밥.
와... 역시 우리나라 마트나 초밥집에서 봤던 초밥과는 위에 얹어진 새우의 크기부터가 달랐다.

하나를 입에 넣는데 와.. 정말 크다라는 생각과 맛있다..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리고 새우초밥을 먹는데 도미초밥도 같이 나왔다.


큰 접시에 두 개가 나왔는데 정말 두개가 접시에 가득 차더라..
간장을 덜어 생선위에 얹고, 하나씩 하나씩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으니...
다음에 나온 장어초밥을 보고 한참 초밥을 보기만 했다..


왜냐하면 장어구이를 할 때 쫘악 펴진 장어를 굽는데 그 장어를 반으로 잘라서
하나씩 초밥에 얹은 것. 그러니까 내가 먹은 장어 초밥이 장어 한마리였던 셈이다..

장어초밥은 정말 한번에 다 먹을수가 없어 장어를 조금씩 잘라서 생강과 함께 먹었다.
장어양념도 짭쪼롬하니 맛있었고, 장어도 맛있게 구워져 있었다.

지난번 도쿄에 갔을 때에도 초밥은 먹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초밥을 먹고 와.. 일본에서 먹는 초밥은 이런 맛이구나... 라는 생각에 너무 기분이 좋았다.
계산을 하면서 정말 맛있었다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렸고,
가져간 쿠폰을 내보이면서 혹시 이 쿠폰이 되는건지 물어봤더니 보시고는 쿠폰이라고 말씀해주시고
10 % 가 할인된 금액으로 계산할 수 있었다.
가게 내부


이틀 전까지는 가이드북을 만드느라.. 새벽에 자고
출발 전날에는 짐싸느라고 새벽에 자고...


출발 당일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씻고 준비해서 6시5분쯤 집에서 출발...
9호선을 타고 김포공항으로 갔다..
지하철 시간을 잘못 알아 처음부터 지하철을 놓쳐서 이거 큰일이네 했는데..


무사히 김포공항에서 공항철도도 타고.. 인천공항에 잘 도착했다..

처음부터 어리버리 헤메이면서 제주공항 카운터인 3층 G구역에 도착..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지만 이상하게 여행사 스티커가 붙여진 가방을 멘 사람들이 많다..
혹시나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여행사 패키지를 가는 여행객들...
나는 패키지 여행을 가는 사람들을 신기해 했고, 그들은 나를 신기해 했으리라...

게이트에 들어가기 전 파리바게트에서 샌드위치와 주스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게이트로 들어갔다.
금요일 아침인데도 공항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고,
나 역시 그 속에 섞여 미리 인터넷에서 산 면세점물건을 인도받고, 시간이 조금 남기에 면세점 구경도 했다.

제주항공 비행기를 타는 곳은 맨 끝인 34번 게이트여서 열심히 걸어갔는데 아직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그 곳에서 부모님에게 잘 다녀오겠다는 인사를 하고 다른 비행기도 구경하고, 내가 타고 갈 비행기도 구경했다.
보딩이 시작되고, 노약자와 뒷줄에 앉는 사람들부터 태웠다.
난 26열에 앉아서 일찍 줄을 섰더니 우연찮게 맨 처음으로 비행기에 들어가게 되었다..^^


들고있던 짐을 짐칸에 얹어두고 열심히 바깥구경, 옆자리 구경을 하면서 비행기가 날아가길 기다렸다..

비행기가 날아가기 시작하고, 난 내 여행의 시작을 기분좋게 시작해서 기분이 좋았다.
회사의 복잡한 것들도 모두 잊어버리고 그냥 푸욱 쉬다 와야겠구나 라는 생각만 가득했다..

어느정도 비행기가 높이 올라가자 기내식인 삼각김밥과 주스를 제공해주셨다.

다른 블로그에서 볼 때에는 두 개중 선택인가보다 했는데 그건 아니었는듯...
일본에 갈 때 받은 삼각김밥은 불고기 오니리기였다.
겉에는 후리가께같은 것들이 붙어 있어서 떨어뜨리지 않고 먹기 위해 조심조심 먹었다.



밥을 먹고 난 열심히 하늘사진을 찍어대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런데 창이 깨끗하지 않아서 그런지 생각만큼 예쁜 사진을 찍기 힘들었다.
정신없이 바깥구경하고 사진을 찍던 중 갑자기 이벤트를 한다고 한다.
(제주항공이 AK그룹이었다는 걸 처음 알았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에게 비비크림을 선물로 준다고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했지만 역시나.
첫판에 탈락..
운이 좋은 세 사람은 비비크림을 타더라니.. 처음부터 이상하게 운이 안따르나 했지만...
비비크림 안쓴다면서 애써 자기합리화를 했다.

이래저래 정신없던 차에 간사이공항에 도착한다고 했다.
그런데 밖은 뿌옇게 흐리고, 빗방울도 떨어졌다. 첫날부터 날이 안좋아서 왠지 느낌이 별로였다..


무사히 착륙하고 비행기에서 내려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서 검역, 입국심사를 하는데 심각한 표정의 일본 출입국 직원들...
입국심사대를 통과하는 사람들도 계속 비장한 표정이어서 아.. 이거 난 잘 들어갈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입국심사대에 서니 심사직원 말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는 날 보면서 "강! 하! 게!" 라고 하면서 양손 검지를 들어서 누르는 듯한 손짓을 했다.
강하게 지문입력하는데를 누르라는 말 같은데 왜 갑자기 웃음이 나왔는지..ㅋㅋㅋ
그런데 지문입력하는게 잘 된건지 안된건지 난 잘 알길이 없더라 그냥 직원이 카메라를 보라고 말해줘야 알았다.

여권을 돌려받고, 짐을 찾는데에서 짐도 무사히 찾고나서 공항을 나왔다.
아 이제 정말 일본이구나 라는 생각과.. 정말 혼자서 내가 여행을 온게 맞구나.. 라는 생각에
두려움 반 설레임 반으로 공항을 걸었다.

지난번 글에서 썼듯이.. 한동안 너무나도 힘들었다.
물론 지금도 힘든 건 마찬가지지만...

원래는 4월에 회사를 그만두고 영국여행을 가고 싶었으나, 결국 회사를 그만두지 못하고
계속 다니게 되었다.
허전한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까.. 너무 힘들었는데
갑자기 가까운 일본에 여행을 가보자 하는 생각에.. 어제 무작정 항공권을 찾았다.

일정은 4월 16일(금)부터 18일(일)까지...
여행장소는 일본, 오사카로..
너무 늦게 항공권을 구해서 왠만한 항공권은 없었는데
우연히 제주항공 홈페이지(www.jejuair.net)에서 금요일 아침, 일요일 아침 비행기를 발견하고 예약, 발권까지 마쳤다.

숙소는 도톰보리 근처에 있는 오사카 후지야 호텔로 결정.(홈페이지: www.osakafujiya.jp/korean)
네이버 일본여행 동호회의 공구를 통해 조식권 없이 싱글룸으로 2박 예약 완료.

아.. 이제 일정을 정해야 한다..
일요일 11시 비행기라서 일요일엔 아침 먹고 바로 공항으로 출발해야 할듯 하다..
금요일 오후와 토요일 하루종일 여정을 어떻게 짜야 할지..
다른 블로거들의 여행기를 보면서 여정 구상중.
아마도 교토나 나라는 못가고 오사카 시내만 둘러보고 올 거 같다.
그닥 빡빡하게 여정을 짜지도 않고, 대강의 일정만 잡고, 그냥 쉬엄쉬엄 다녀올테니..

근데 다움주에는 오사카에 벚꽃이 아직 남아 있을까요?
있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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