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많이 피곤해서일까? 새벽녘에 깨어보니 목이 칼칼하다. 아무래도 추운 날 바람맞고 눈맞으며 걸어서 더 그런것 같다.
갑자기 방 불을 켜고 아까 봤던 가습기를 찾았다.
전원을 켰는데 바로 가습이 안된다. 나중에 보니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는 초음파식이 아니라 가열가습기였다.
처음에 한참 켜두고 금방 가습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잠이 들 때까지 시익 하는 소리만 났지
김이 나지 않아서 과연 가습이 되는건지 궁금했었다.
나중에 깨보니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었다. 역시 가열식이라 그런지 시간이 오래 걸린 거 같았다.
그렇게 새벽녘에 일어나 이것저것 만지다가 다시 잠에 들었다.

한번은 또 추워서 깨고, 깨고나서 난방장치 겨우 찾아서 온도 높게 설정해놓고 잤는데도 추운거다.
그래서 온도를 높여놓고, 한참을 자다가 또 깨서 더 높이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 더워서 온도를 또 낮추고,
이거 완전히 자다가 뭔 짓인지..ㅋㅋㅋ

한참을 자다 일어나보니 밖이 훤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 시계를 봤더니 여섯시다.
집에 있을 때에는 일곱시에 일어나도 너무 피곤했는데 여행지에서는 이상하게 눈이 정말 일찍 떠진다.
그렇게 아침일찍 일어나서 침대에 앉아있다가 다시 온천에 갈까 하다가 그냥 간단하게 씻고 아침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온천에 갈 때 입는 옷을 입고 돌아다녀도 된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그건 무리.
나갈 옷을 챙겨입고 조식권을 들고 2층의 식당으로 향했다.
아침 조식을 호텔에서 먹을까 아니면 아침시장에 가서 해산물덮밥(카이센동)을 먹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로 인해 호텔도 정해야 했으니까...

그런데 이곳 라비스타호텔의 조식은 다녀온 사람들 모두 극찬을 하기에 나 역시 그걸 믿고,
조식권이 포함된 숙박권을 구입했기 때문에 조식에 대한 기대가 컸다.



2층 식당에 가서 조식권을 제출하니 명함 크기만한 종이를 준다. 아마도 탁자위에 놔두면 된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받아들고 식당을 둘러봤다.

식당은 부페로 되어 있고, 가운데에 테이블이 있어 밥과 국 등을 먹을 수 있었다.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많은 사람들도 있었고, 부담가지실까봐 사진은 패스했다.
이러면 블로거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데 말이다..ㅎㅎㅎ

쟁반에 밥을 담고, 그 위에 연어알, 연어, 새우, 명란젓, 오징어 등을 담고, 계란말이와 다른 것들도 담았다.
먹기전에 찍은 사진은 아래와 같다..

탱글탱글한 연어알, 신선해보이는 새우, 오징어, 그리고 명란젓 등을 가득 밥 위에 담으니 정말 먹음직스럽다..
아오 침고여..ㅋㅋ


음식을 가지러 다닐 때 한 쪽에 왠 카메라가 있더라. 우리나라의 방송같이
호텔소개하면서 식당도 소개하는 거 같던데... 밥 먹으려고 하는데 옆 테이블에 카메라맨과 리포터 같은 사람이 오더니
남자에게 인터뷰를 요쳥하는 거 같았다.

밥먹으면서 귀는 그쪽을 향해 있었는데 잘 못알아 들었지만 대강 이해하기로는
어떻게 왔냐? - 오사카에서 왔다.
놀러온거냐? - 그렇다. 여자친구와 같이 왔다.
음식 어떠냐? - 맛있다.
오사카는 먹고 죽는다 라고 할 정도로 맛있는게 많은데.. 여기 음식은 어떠냐? - 오사카 음식도 맛있지만 이것도 맛있다.
라는 느낌??? 이었다. 물론 다 이해는 되지 않았지만...
이렇게 인터뷰하는 것도 참 신기했다. 남자 앞에 여자가 앉아있었는데 그 분은 재미있다고 계속 깔깔거리면서 웃더라.
인터뷰가 끝나니 소정의 상품 같은걸 줬다.
난 또 옆에있는 나도 인터뷰 하자고 할까봐 뭐라고 하지? 나 일본어 못하는데 하면서
계속 고민에 빠져있었지만 다행히도 나에겐 미안하다고, 밥먹는데 죄송하다고 하면서 자리를 떠났다.

신기하다는 생각도 잠시. 맛있는 밥을 먹고나니 배부르기도 하지만 다른 것들도 먹고 싶었다.
빵과 버터, 그리고 딸기 푸딩을 가지고 와서 우유와 함께 먹는데...
역시..

홋카이도는 유제품의 지방이다. 크로와상의 속은 보들보들하고, 버터는 느끼하지도 않고 정말정말 맛있다.
그리고 딸기푸딩.. 아.. 이거 정말 맛있다.
보들보들하고, 말캉말캉한게.. 아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부드러움과 달콤함..
아. 배고파...ㅠ.ㅠ

정말 더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오늘도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남은 음식들을 뒤로 하고 식당을 나왔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많은 양을 먹었다는 인증샷!!!



객실에 올라와 짐을 정리했다.
오늘의 목적지는.. 없다. 다만 엄마가 파스를 사다달라고 했으므로, 오늘은 드럭스토어를 찾아보기로 했다.
참고로 의자 앞에 있는 네모난 손잡이 달린 박스같이 생긴 것이 가습기다..

어제 버스를 타고 왔을 때 하코다테 역까지 거리가 멀지 않았던 거 같아서 오늘은 하코다테 역으로 걸어가기로 했다.
객실 키를 맡기고 호텔을 나오니 날씨가 참 좋다.

하늘은 파랗고, 날씨는... 춥다..ㅡㅡ;; 어제만큼 바람도 쌩쌩 분다.
그래도 사진을 찍으면 예쁘게 나올 날씨이기 때문에 바람이 불어도 열심히 하코다테 역 방향이라 생각되는 곳으로 걸어갔다.
차도에 차도 잘 안다니고, 가끔 다니는 차라고는 택시 나 화물차. 그리고 지나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다.
이런 곳에 살면 참 심심하겠다 라는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이런 곳에 살면 참 여유롭겠다 라는 생각도 들었다.


저 멀리 아침시장이 보였다.
아침일찍 문을 열기 때문에 내가 간 시간에는 거의 문을 닫았지만 길가에 있는 상점에서는 상인들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가게에서 파는 것들은 대부분 오징어 가공식품. 어제 샀던 치즈가 들어간 오징어나, 밥이 들어간 오징어가 진공포장 되어 있었다.
그 이외에도 하코다테의 특산품인 털게, 오징어 들도 많이 보였다.
처음에 여행을 계획했을 때에는 아침시장에서 해산물 덮밥을 아침으로 사먹을 생각이었으나.....
정말정말 맛있었던 호텔 조식에서 내가 해먹는 해산물 덮밥을 먹을 수 있었다.

이렇게 바닥에도 게가 그려져 있다. 오징어가 그려져 있는 블럭도 있었는데 사진찍는다는 걸 깜박해서... 찍지 못했다.

너무나도 춥지만 엄마 파스를 사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면서 드럭스토어를 찾았다.
작년에 오사카 갔을 때에는 눈 돌리면 보이는 게 드럭스토어였는데, 여긴 그런게 없다...
시간은 10시가 다 되어가는데 가게는 문 연 곳이 없다.. 여긴 참 천천히 살아가는 곳인가보다.
정말 조용하고, 사람들도 조용조용하고, 여유로운 삶. 그게 지금 내게 필요한데..
이 곳에 오래살면 나도 그렇게 바뀔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 추운거만 빼고는 참 살기 좋은 곳 같아 보인다.
먹을 것도 많고 말이다..ㅋㅋ

그렇게 두리번거리기를 몇십분째.. 드디어 큰 슈퍼를 찾았다.
드럭스토어라고 적혀있고, 현대적인 느낌이 나는 곳을 말이다...

여기에서 엄마가 그토록 원하던 파스와 과자들, 맥주 등등의 것들을 사가지고 다시 천천히 숙소로 갔다.

바쁘다는 핑계로 블로그를 방치해두고 있었습니다...
머리도, 몸도, 모든게 혼란스러워서 다 귀찮아지네요...

귀찮은 와중에도 시간은 잘만 가네요.
여름이 훌쩍 지났고, 아침저녁으로는 가을이라 느껴질만 하니까요.

저는 그동안 잘 지내고 있었을 거에요....
캘리그래피 과정도 무사히 수료했고,
새로운 카메라도 구입했습니다.
회사는 아직도 투정을 하면서 다니고 있구요...
매일 그만둬야지 하면서도 용기가 없어서 아직도 그대로네요...
이럴 때 보면 제가 정말 용기가 없나봅니다.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지만...
요즘 저는 제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 뿐입니다.
모든게 다 짜증나고, 모든게 다 귀찮고, 모든게 다 싫어지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런 저를 몰라주니까요....

아마도 당분간 또 블로그는 방치모드가 될것 같습니다.
정말 큰 결심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한동안 이 글이 맨 처음으로 노출되겠지요...
다음 글에서는 희망적인 글을 적을 수 있게 조금 더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새로 산 카메라 사진 몇 장 올려요..^^
다음에 만날 때까지 잠시만 안녕.

 카메라를 산 날 인터넷으로 당일배송 책도 샀어요.
그날 처음 산 카메라로 찍은 첫 컷은 그날 도착한 책.
제목이 살육에 이르는 병 이고 19세 미만은 볼 수가 없네요..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읽을 듯 합니다.


지금 제가 있는 곳은 비가 많이 와요.
천둥 번개와 함께 말이죠...
카메라를 샀으니 비가 맺힌 창문 사진은 찍어야 할 거 같아서.. 설정후 찍어봅니다.
아직은 카메라에 대해 많이 어설퍼서 시간을 내서 좀 더 연습을 해야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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