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일본의 드럭스토어에 가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드럭에서 시간을 참 많이 소비했다.
홋카이도 한정이라는 것들도 보이니 이것저것 담고, 맛있어 보이는 것들도 이것저것 담고,
화장품이나 먹을거리 구경에 넋을 놓고 구경하고, 담고, 심각하게 고민했다.
아마 다른 사람들이 날 유심히 봤다면 왜 저 아이 저렇게 심각한지 한참 구경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힘들어서 이제 그만하자 하고 계산을하고 밖으로 나왔다.
아.. 정말 이 날 하코다테의 하늘은 맑고 푸르렀다.
그런데.. 바람이 너무너무 세다. 바람이 세서 한 겨울에 우리나라를 걷는느낌이었으니까...

그렇게 다시 숙소로 향하려다가 내 발길을 멈추게 한 곳은 스내플스였다.
하코다테 하면 스내플스 치즈케익이 유명하니까.
우리나라 케익가게처럼 외관이 화려할 줄 알았는데 아무생각없이 지나치기 딱 좋은 그냥 일반적인 가게와 동일했다.
내 앞에 어떤 여자분이 그 가게에 들어가기에 나도 문득 가게를 쳐다본 순간. 그곳이 스내플스였다..ㅋㅋ
그래서 나 역시 그 여자분을 따라 가게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 전날 영업시간을 잘못 알았기 때문에 스내플스 치즈케익을 사지 못했기도 했지만, 일본에서는 한번도
케익을 먹어보지 못했기 때문이기도..ㅎㅎ
들어가자마자 눈에 띄는 것은 먹기 아까울 정도로 화려한 케익과 타르트들..
원래는 치즈케익이나 사야지 했는데 막상 눈앞의 화려한 케익들을 보자니 나도모르게 케익을 고르고 있었다.

한참을 고민끝에 크림이 가득찬 슈와 조각케익 하나를 먹기로 마음먹었다.
막상 주문을 하려니 말이 잘 안나오고, 어리버리하게 여차저차해서 주문을 마치고 2 층으로 올라갔다.
2 층에 올라가니 아담하게 테이블이 놓여져 있었다. 그 중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케익만 먹기 서운해서 커피도 한잔 주문했다.
케익과 커피를 함께 하면 세트인지 케익값에서 조금만 더 추가해서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잠시 후 케익과 슈, 그리고 커피가 내 테이블로 도착했다.


이리저리 사진을 마구마구 찍고, 우선 따뜻하게 커피를 한모금 마셨다.
아... 우리나라에서는 맛보지 못했던.. 아니 내가 여태 맛보지 못했던 약간은 신맛의 커피가 정말 여행을 하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게했다.
곧바로 먹은 것은 슈.
우리나라에서 예전에 비어드파파인가? 처음으로 커다란 슈를 먹었을 때와 비슷한 크림과 빵의 느낌을 또다시 받게 되었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맛있는 슈를 많이 먹을 수 있지만, 아마도 여기 스내플스에서 먹었던 슈도 내 기억속에 오래남을 것 같다.
한가득 들어있는 슈크림과 빵을 베어물면서 이 곳에 혼자 왔다는 사실이 내심 슬펐다.
동생과, 또는 친구와 같이 왔다면 이렇게 맛있는 빵을 서로 감탄하면서 얘기하고, 먹을 텐데 말이다.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면서 슈를 먹고, 다음으로 먹을 건 베리들이 잔뜩 들어간 타르트? 맞나??
이름이 베리베리케-키 였던가? 그랬던 거 같다...
딸기, 블루베리 등등이 젤리로 감싸서 케익 위에 놓여져 있는데.. 아흑.. 이것도 맛났다..
맛나는 걸 표현하는 게 참 어렵기 때문에 맛있다. 정말 맛있다로 밖에 표현이 안되는 건 이해해주시길...ㅎㅎㅎ
위에 얹어있는 베리들을 먹는 것도 좋았고, 아래쪽의 딱딱한 타르트? 같은 빵을 먹는 것도 좋았다.
중간중간 마시는 커피는 케익을 더 맛나게 먹을 수 있게 해주는 듯 했다.


정말 오랜 시간동안 감동하고, 케익사진을 찍고, 아마도 점원이 보고 이상한 사람이라고 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여기에 온게 어딘데.. 또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하면서 여기저기 사진을 찍었다.
사실 내려와서 계산을 하면서 케익박스를 찍고 싶었다.
그래서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결국 소심함 때문에 사진도 찍지 못하고, 그렇게 밖으로 나왔다.

가게 안이 따뜻해서 일까? 밖은 바람도 많이 불고 너무 추웠다. 결국 난 맞은 편의 백화점으로 향했다.
백화점에 들어가면 일단 따듯하니까 말이다..ㅎㅎ
그런데 하코다테 자체가 오래된 것들이 많아서 그런지 백화점도 왠지 오래된 느낌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화장품에 관심이 많아서 화장품코너를 유심히 봤겠지만,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건 문구들 이어서
곧장 문구류를 파는 곳으로 갔다.
그 곳에서 붓펜을 사려고 한참을 고르다가 결국엔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 뿐이어서 구매하지 않고,
아래층에 수예? 코너로 내려와서 손뜨개인형책을 하나 구매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백화점에서 뜨개질실이나 뜨개 DIY 키트 등 부자재를 파는 곳을 못 봤는데,
이 곳은 마치 수예점을 옮겨놓은 듯 한 쪽에 할머니 여러 분이 모여앉으셔서 뜨개질을 하고 계시고,
뜨개실도 종류가 많았다. 그 외에도 DIY키트라던가, 지퍼, 스웨이드 줄 등 여러가지 부자재도 파는 걸 보고 한참을 구경했다.







그렇게 백화점 구경도 하고, 점심도 먹었겠다. 오늘은 과자를 사야하기 때문에 서둘러 호텔로 향했다.
호텔로 돌아와서 춥고 힘들어서 인지 잠시 쉬었다가 나가기로 했다.
어제 티비를 보다가 발견했던 펩시 넥스를 사면 준다는 스누피 스트랩도 하나!!


그리고 귀여웠던 이것!!
목욕할 때 쓰는 스폰지다. 표정이 너무나도 귀여워서 한참을 그 앞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골랐다.
카톡으로 동생에게 사진을 보여주니 귀엽다고, 자기도 사달라고 했지만 드럭까지 가려면 그 먼 길을 다시 갈 엄두가 나지 않아
나중에 사준다고 했었는데...
이 귀여운 스폰지가 단돈 백엔.. 일본에서 돈을 쓰다보면 백엔이 천사백원 정도였는데 마치 백원 쓰듯이 너무 쉽게 써진다.
중국에서 만들어서 약간은 조약하게 만들어졌지만, 저 귀여운 표정을 보니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 외에도 티비를 보다가 좋아하던 배우인 무카이 오사무가 나오던 대부업 광고도 찍고 ㅋㅋ
홋카이도 한정이라던 메론빵도 사서 먹었다. 우리나라 마트에서 파는 빵보단 맛나지만 정말 맛있는 편은 아니었다.

일본 여행다녀오면 꼭 먹는다는 쟈가비도 샀다.
이 전에 여행갔을 때엔 이거 무슨 맛이라고 사먹나 했는데 먹어보니 맛나더라...
이번엔 쟈가비와 자가리코를 전부 샀다.. 먹어본 바로는 아.. 이래서 사람들이 중독이라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정도..
북해도 한정이라는 쟈가리코 쟈가포클 맛은 정말 삶은 감자에 버터를 묻힌 맛이었다...
여기에서 삶은 감자와 버터가 합쳐지면 이런 맛이 난다는걸 처음 알았다.

잠깐의 휴식을 마치고, 어제는 늦어서 사지 못했던 과자들을 사러 다시 길을 나섰다.





바람은 시리도록 매서웠지만, 날씨가 어제와는 다르게 정말 좋아서 어딜 찍어도 사진이 잘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
맨 처음 한 건 어제 야끼도리벤또 때문에 미뤄뒀던 럭키삐애로.

점심시간이 지나서인가 사람도 없고, 손짓발짓 해가면서 넘버원인 차이니즈치킨버거와 감자튀김을 시켜 포장해왔다.








호텔로 돌아오면서 오르골가게도 다시 들어가보고, 오르골을 살까 수십번을 고민하다가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사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음에 가서 사야지 라는 생각은 부질없었던 거 같다.
그 외에도 집에가서 부모님과 함께 먹을 과자도 이것저것 종류별로 구입했다.
다음에 여행을 왔을 때 부모님도 음식을 잘 드셨으면 하는 마음에 말이다.
그 때까지만해도 일본에 그런 일이 벌어질 줄은 정말 몰랐으니까...






저녁을 먹기 전에 호텔에 사람이 적을 거 같아 짐을 챙겨 온천을 하러 카메라를 챙겨 올라갔다.
사람이 없으면 몇 장만 찍어야지 했는데.. 이런.. 사람이 어제보다 더 많았다.
뭐 어쩔 수 없겠다 싶어 온천을 하고 야경을 찍기로 하고 온천을 즐겼다.
오늘은 어제보다는 탕에 들어가 있는 사람은 적은 편이었다. 아무래도 시간이 좀 이른 편이어서 그랬겠지 싶어
바깥에 설치되어 있는 탕에도 여기저기 한번씩 들어갔었다.

1인용 탕도 있어서 들어갔는데 눈은 안왔지만 차가운 바람에 얼굴은 차고 몸은 뜨겁고 그런 신기한 경험을 했다.
정말 눈 오는 날에 노천온천은 정말 신기할 거 같은 기분이었다.
몸이 뜨거우면 살며시 발을 올려 식히고, 추우면 다시 탕으로 발을 넣고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런 곳에서 지내면 처음엔 좀 지루하긴 할테지만 그래도 나름 재미있을 거 같다는 생각도 하면서 말이다.

노천에 설치된 1인용 탕도 들어가고, 한쪽에 여러 명이 들어갈 수 있는 탕에도 들어가고,
다시 안으로 들어와서 탕에 들어가서 한참을 앉아있었다.
이제 좀 온천하는게 익숙해진 거 같아서 적응을 한 내모습이 참 신기하기도 했다.
목욕탕과 비슷한 거 같으면서 다른 일본의 온천이 신기하기도 하고 말이다.

온천을 끝내고, 바깥으로 나와 어제 먹었던 맛있는 아이스바가 있을 줄 알았는데, 오늘은 우리나라에서 파는
캔디바 같은 모양의 아이스크림이었다.

에이.. 하면서 실망하고 있었는데, 이런.. 역시 하코다테. 우유맛은 역시 여기 것이 훨씬 맛났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완전히 어두워진 하코다테를 구경했다.




사진도 찍으면서, 저 멀리 보이는 전망대에서 불빛이 보일 때마다 플래시를 터트려서 사진을 찍는구나 라는 생각도 하고,
여긴 참 어두운데 사람도 없고, 건물도 일찍 문을 닫으니 참 조용한 곳이구나 라는 생각도 했다.
한참을 옥상에서 놀다가 한쪽에 마련된 자판기에서 요구르트와 북해도한정 맥주를 구입해서 내려왔다.

다시 객실로 돌아와서 아까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산 것들을 정리했다. 벌써 내일이면 이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유노카와 온천의 료칸으로 숙소를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들은 하코다테에서 팔던 과자들. 대부분이 북해도 한정이다.















짐정리를 하고, 내일 아침에 맛나는 밥을 먹으리라 생각하고 잠을 들었다.
하지만 이 날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계속해서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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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오래간만에 여행기를 이어 쓰는 거 같아요.
벌써 반년 전 일 인데 사진 보니 그래도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ㅎㅎ
나머지 여행기도 조만간 조금씩 쓸께요..
그래도 여행은 끝까지 다녀온 걸 적어야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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