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중순 갑자기 일본에 안좋은 일이 생겼죠...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일본의 소식을 시시각각 접하면서 내가 여행을 조금만 늦게 갔더라면
정말 큰일이 났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다녀왔던 하코다테의 호텔 앞의 산책로에도 물이 차 있는 사진을 보면서 운이 정말 좋은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매일매일 너무나도 안좋은 소식들이 있어서 제 마음도 많이 무겁네요..
그래도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은 살아가야죠...

저도 제 여행기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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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일 친구의 결혼식이 있었다.
이미 결혼한 친구들도 아기를 데리고 오고, 아직 결혼하지 않은 친구는 곧 결혼한다고 하고...
결혼식이 끝나고 친구들과 얘기를 하게 되면서, 재테크, 주택, 결혼 등등 앞으로 겪어야 할 일들,
아니면 이미 몇몇 친구들은 겪은 결혼, 육아, 출산 등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 자신이 너무나도 초라해졌다.
아직 재테크, 주택 등은 계획도 없고, 결혼, 육아 등의 이야기는 생각조차 해보지도 않았고,
지금 현재 내 앞길이 어떻게 될지 그 고민만 하고 있으니 말이다.

발등에 떨어진 불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떨어질 것들인데,
결혼이나 육아를 이미 겪고있는 친구들에 비하면 난 아무것도 한 게 없으니 말이다.
몇 년동안 일을 열심히 해서 돈을 벌은 것도 아니고,
그냥 일만 하고, 집에 와서 자고, 뭔가를 끊임없이 사대고, 그렇게 지내온 몇년이
다른 친구들은 결혼을 하고, 재테크를 하고, 집을 사고, 아이를 낳아 키우고.. 그랬다는 생각을 하니
정말이지 내가 여태껏 뭘한게 있나 라는 생각에 허무해진 것이다.

그러다보니 그 다음날 일이 전혀 손에 잡히지 않았다.
4월이 되면 재계약을 해야 하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회사에서 더 이상 일을 하고 싶은 마음도 없어졌으니 말이다.
그렇게 출근해서 아무 생각없이 대한항공의 비행기표를 검색하던 중
하코다테에는 일, 화, 목 이렇게 3일을 대한항공이 들어간다는 생각해내고,
내게 남은 휴가를 생각하던 중, 이틀의 휴가를 내고 머리를 식히고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론이 길었지만, 그렇게 목, 금 이틀의 휴가를 승인받고, 대한항공에서 인천-하코다테의 비행기표를 예약, 발권했다.

그리고나서 한 일은 숙소예약. 당장 다음날의 숙소를 예약해야 했기에,
재패니칸(http://www.japanican.com/)을 이용하여 라비스타 하코다테 베이(La Vista Hakodate Bay / ラビスタ函館ベイ)에서의 2박과 보로노구치 하코다테(望楼NOGUCHI函館)에서의 1박을 예약완료했다.

저녁 늦게 집에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등산화 구입..
북해도에서는 3월도 아직 눈이 쌓인 곳이 많다고 했다. 비록 열선이 깔려있거나, 눈이 녹은 곳도 많지만,
워낙에 잘 넘어지고 하기에, 얼음과 눈밭에서도 안미끄러질 수 있는 등산화 구입은 필수였다.
그렇게 등산화를 사고, 집에와서 본격적으로 여행가방싸기에 돌입했다.
여분의 옷, 충전기, 세면도구 등을 챙기고 혹시 몰라서 여행가이드북도 두 권을 챙겨넣었다.
환전은 주거래은행인 국민은행을 이용하여 인터넷으로 환전하고, 다음날 아침 공항에 가서 받기로 예약해두었다.
그렇게 대강의 짐을 싼 후 조금이나마 잠을 자두는 것이 좋을 거 같아 새벽 2 시 쯤에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요즘 많이 우울해져있던 나 때문에 덩달아 우울해지셨던 부모님을 뒤로하고
달달달달 거리며 여행가방을 끌고 그렇게 여행을 시작했다.
언제나 출근을 하기 위해 가던 지하철역을 오늘은 여행을 가기 위해 간다고 생각하니
평소의 지하철역과는 또다른 생소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지하철을 타고, 김포공항역에서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인천공항역에 도착해서 드디어 여행을 가기위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워낙 오래간만에 카메라를 만지는지라 초점이 맞는건지 전혀 알지 못한채 사진을 찍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초점을 수동으로 맞추도록 해놓고서 다시 고치지도 않고 찍어버려서 이거 원... 첫사진은 엉망이 되었다.

공항에 도착해서 제일 처음 한 일은 지하에 있는 국민은행 창구에 가서 환전한 돈을 찾는 일.
카메라에 짐에 정신없이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겨우 은행을 찾아서 환전까지 마치고, 서둘러 공항으로 갔다.
평일이고, 학교도 개학한지 얼마 안되어 사람이 적을 줄 알았는데, 이게 왠일... 사람들이 참 많았다.

오늘 내가 타고 가야 하는 비행기는 대한항공.
티켓팅을 하는 카운터를 찾지 못해 한참을 두리번거렸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래도
큰 항공사라 인천공항에서 제일 좋은 가운데자리쯤에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맨 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다.
내가 타고 갈 하코다테 행 비행기는 공항도 작고 사람도 많이 타지 않아서 비행기도 작다고 했다.
그런데 앞에서 티켓팅을 하려고 기다리던 사람들 중 스키장비인가? 큰 짐을 많이 들고 타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연히 말을 하게 되던 중 그 사람들은 니세코?인가? 거기로 스키여행을 가는 듯 했다.
지난번에도 느낀 거지만 여행사를 통해서 가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혼자서 비행기 티켓 끊고, 숙소 정하는게 너무나도 익숙해졌나보다.

그렇게 정신없이 티켓팅을 하고, 짐을 부치고. 출국심사장으로 들어왔다.
x-ray 검사을 하기 전에 주변을 둘러보니 어디에선가 고가의 귀금속, 카메라를 들고 나갈 때 신고한다는 부스가 옆에 있었다.
난 그 부스가 출국도장까지 다 찍고 나서 면세점구역에 있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내 카메라 이래뵈도 비싼건데 신고할까 말까 하다가 이런거 누가 사갖고 들어올거라고 생각할까 하고 그냥 지나쳤다.

보안검색을 끝내고, 출국심사도 마치고 나자 바로 그 앞에 면세점이 있었다.
일단 내가 비행기를 타야 할 곳은 11번 게이트. 앗.. 면세점 바로 옆이네.

이런데에서 대한항공이 좋은가보다 라는 생각을 하며 시간 생각 안하고 면세점 구경에 열을 올렸다.
어제까지만 해도 내가 오늘 이렇게 공항에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하면서
인터넷 면세점에서 구입하지 못했던 엄마 크림, 내 핸드크림 등등 몇가지를 샀다.

물건 구입을 마치고 슬슬 비행기를 타려고 걸어가는데 배가 고프다.
정신이 없어서 아침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나왔기 때문이었으리라.
11번 게이트 앞에 마침 스무디 킹이 있어서 바나나아일랜드를 구입. 쪽쪽 빨아먹으면서
부모님께 전화를 하고, 잘 다녀오겠노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계속 망설이던 일본내 데이터무제한을 급하게 공항에서 신청하고, 비행기에 올라탔다.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정말정말 갑작스레 결정한 여행이었다.
지금의 내가 너무나도 맘에 들지 않아서,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 마음에..
5월에 비행기표를 끊어놨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전 급작스럽게 비행기와 숙소를 결정, 예약을 하고야 말았다.

일도 하기 싫고, 그만두지도 못하는 내 현실이 너무나도 싫어서...
지금 이 상태로는 머리만 복잡해지는 게 힘들어서...
그냥 잠시 현실을 잊고싶었다.

그 곳에서는 현실을 잊을 수 있었지만... 마지막 날이 되자 다시 현실이 생각났다.
현실에 부딪쳐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데, 난 과연 지금 이 현실을 부딪치고, 벽을 깰 수 있을까...?

곧, 하코다테 3박 4일의 여행기를 펼치겠습니다.

요즘들어 기분이 우울하거나 심심할 때 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노래 들으면서 가사 끄적거리기인데요...
근데 이렇게 가사 올리면 저작권에 걸리지 않을까 조금 걱정이 되긴 하지만...
해당 노래에 대한 저작권은 저작권자에게 있어요...

요즘 좋아하는 노래는 휘성의 "사랑 그 몹쓸병"인데요...
그래서 그 노래를 계속 듣다보니까 가사를 끄적거리게 되더라구요....
스캔해서 올리기에는 조금 부끄러워서 글씨를 쓴 스케치북을 사진찍었어요...ㅎㅎ

붓으로 글씨를 쓰던 건 7월 이후에는 하지도 못하고
요즘은 펜촉과 잉크로 글씨를 쓰는데 재미가 들렸어요..ㅋㅋ
그래서 오늘 사진찍은 글씨들은 붓펜과 펜촉, 잉크, 만년필을 가지고 쓴 글씨들임을 감안하시길...

여백이 아까워서 여백마다 글씨를 쓰다보니 글씨들이 겹쳐요..
예전에 선생님이 여백이 아까워도 글씨를 한 작품처럼 쓰고 여백은 그냥 놔두라고 했는데
아직까지는 종이가 아까워서 이렇게 써내려갑니요...^^
 

작년에 크리스마스카드를 제대로 못 쓴 것이 한이 되어서 그런지
글씨를 쓰다보면 꼭 쓰게되는 "Merry Christmas"입니다.
올해도 한번 더 도전해볼까요?
잉크는 제이허빈의 "Lie de the"를 사용했고, 펜촉(브라우스사의 steno)으로 썼습니다.


이건 지난번에 최종작품 쓸 때 뜨거운감자의 "고백"을 쓴 적이 있었는데,
그 생각이 나서 붓펜으로 끄적여본 거구요...
이상하게 아직까지는 장문은 서투네요.. 장법을 잘 사용해야 하는데 말이죠... 이건 꾸준한 연습밖에 없다죠...
붓펜은 펜텔의 브러쉬형 붓펜(GFKP)를 사용했습니다.


이건 위에서 말했던 휘성의 "사랑 그 몹쓸병" 에서의 가사인데요...
요즘 갑자기 이 노래에 꽂혀서 매일매일 듣고, 매일매일 따라적고 있습니다.
이건 스폰지팁의 붓펜(쿠레타게 더블브러쉬 붓펜이던가..?)으로 적었어요.


이건 이승기의 "정신이 나갔었나봐" 죠...
지금 보니 글씨 "었"에서 ㅇ이 이상해보이네요...ㅠ.ㅠ
이건 유명한 붓펜인 쿠레타게 붓펜..(맞나?)로 적었어요.


이건 오늘 새로 산 펜촉 시험해보느라 글씨를 썼는데 잉크색도 잘 나오고,
굵은 펜이어서 글씨도 부드럽게 써져요.
잉크는 위에서 말했던 제이허빈의 "Lie de the"이구, 펜촉은 브라우스의 오너먼트닙 2 mm로 기억합니다.


새로 잉크를 몇 가지 사서 시필해보다가 맘에 들어서 사진을 찍었는데...
보라색 잉크를 두가지를 사서 어느 건지 기억이 안나요..ㅠ.ㅠ
세일러의 겨울한정잉크랑 카렌다쉬의 잉크 strom인데... 어떤 색이었지..?
펜촉은 뭐였지..? 아무튼 잉크 찍어서 썼으니 펜촉이었을텐데 말이죠....


요즘 자주 듣는다는 사랑 그 몹쓸 병의 가사입니다.
라미 알스타 F닙으로 작성했구요. 잉크는 블랙카트리지입니다.
아무래도 만년필을 사용해서 글씨를 쓰다보면 글씨체가 조금은 달라져요.
제가 지금 쓰는 글씨체랑 비슷하다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보니 조금은 글씨가 다르네요.


이것도 사랑 그 몹쓸병에 대한 내용이죠...
제이허빈의 잉크인 Bouquet dantan을 커피 마실때 쓰는 커피스틱으로 찍어서
큰 글씨(사랑 그 몹쓸병)을 적은 거구요.
처음에 사랑을 쓸 때에는 글씨가 원하는 대로 나왔는데 뒤로 갈 수록 그렇지 못해서 조금 아쉬워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원하는 글씨체로 다 써보고 싶어져요.


이것도 위에서 쓴 잉크와 같은 잉크구요.
브라우스의 steno 펜촉으로 찍어서 썼는데 맘에 들어요.
종이가 좋지 않아서 잉크가 많이 번졌지만, 그 나름대로 사랑스럽네요.


제가 갖고 있는 잉크들이 많은데 요즘 제가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제이허빈의 잉크입니다.
많은 분들이 만년필에 넣어서 사용하시고는 하는데
전 만년필 보다 펜촉에 잉크를 찍어서 한자 한자 적는게 더 맘에 듭니다.

글씨를 연습하던 종이를 사진찍어서 조금 지저분하지만 이렇게 쓰면서 조금씩 감성을 늘려보려구요.
이쪽(펜촉, 잉크) 세계가 참으로 넓더라구요.
당분간은 색색의 잉크, 펜촉에서 벗어나지 못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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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거선생의 일상..  (12) 2010.06.05

바쁘다는 핑계로 블로그를 방치해두고 있었습니다...
머리도, 몸도, 모든게 혼란스러워서 다 귀찮아지네요...

귀찮은 와중에도 시간은 잘만 가네요.
여름이 훌쩍 지났고, 아침저녁으로는 가을이라 느껴질만 하니까요.

저는 그동안 잘 지내고 있었을 거에요....
캘리그래피 과정도 무사히 수료했고,
새로운 카메라도 구입했습니다.
회사는 아직도 투정을 하면서 다니고 있구요...
매일 그만둬야지 하면서도 용기가 없어서 아직도 그대로네요...
이럴 때 보면 제가 정말 용기가 없나봅니다.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지만...
요즘 저는 제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 뿐입니다.
모든게 다 짜증나고, 모든게 다 귀찮고, 모든게 다 싫어지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런 저를 몰라주니까요....

아마도 당분간 또 블로그는 방치모드가 될것 같습니다.
정말 큰 결심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한동안 이 글이 맨 처음으로 노출되겠지요...
다음 글에서는 희망적인 글을 적을 수 있게 조금 더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새로 산 카메라 사진 몇 장 올려요..^^
다음에 만날 때까지 잠시만 안녕.

 카메라를 산 날 인터넷으로 당일배송 책도 샀어요.
그날 처음 산 카메라로 찍은 첫 컷은 그날 도착한 책.
제목이 살육에 이르는 병 이고 19세 미만은 볼 수가 없네요..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읽을 듯 합니다.


지금 제가 있는 곳은 비가 많이 와요.
천둥 번개와 함께 말이죠...
카메라를 샀으니 비가 맺힌 창문 사진은 찍어야 할 거 같아서.. 설정후 찍어봅니다.
아직은 카메라에 대해 많이 어설퍼서 시간을 내서 좀 더 연습을 해야할 듯 합니다.

매주 같은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야근으로 가득찬 하루하루...
금요일 밤부터 토요일 새벽까지는 캘리그래피 숙제하기
토요일 오후에는 캘리그래피 수업듣기
일요일에는 당직 또는 쉬기...

이러다보니 금요일밤부터 토요일 오후까지는 정신이 하나도 없는 상황.
오늘도 숙제하다가....
블로그에 올리려고 글씨쓰고, 숙제 스캔하다가 글씨도 하나 스캔해서 올리고..ㅋㅋ

붓으로 글씨 쓰는 게 어렵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건 뭐...
글씨체도 내 글씨에서 벗어나기 힘들고, 무던한 노력과 연습을 해야 하는데 그러기엔 시간이 부족하고..
(물론 핑계거리일지도 모르겠지만... 회사에서 일이 너무 많다..)

그래서 그냥 스캔한거 딸랑 하나 올리기엔 뭐하기에.. 이렇게 끄적끄적..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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