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프웨이를 타니 순식간에 하코다테산 정상에 올라왔다.






아직 해가 밝아서인지 전망대에도 사람이 별로 없네...


일단 여기저기 사진찍고 2층으로 올라가니 2층에는 하코다테, 홋카이도 특산물을 파는 기념품가게가 있고,
한쪽으로는 레스토랑이 있었다.
어떤 분 블로그 가 보니 전망대가 너무 춥고, 시간도 오래걸려서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사진을 찍으셨다는 분이 계셨었는데..
그 분이 가셨던 곳 같았다...
그리고 3층으로 올라가니 야외전망대가 있었다.


렌즈를 55 mm에 맞추니 호텔도 어렴풋이 보였다.
워낙에 추운 날이어서 후딱 올라가서 사진 몇 장 찍어주고 내려와서 기념품가게 구경도 하고,
어디 앉아있을 데 없나 두리번거리면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야외전망대에 올라가 사진을 찍고 있는데 갑자기 왼쪽 저 멀리에서부터 허연 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난 그게 전망대가 산 위라서 그렇게 보이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잠시 뒤에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보니 눈구름이었다..ㅡㅡ;;;;
눈구름이 전망대를 뒤덮고 한참을 하얗게 만들고 있었다.


사진을 찍어볼까 하는 마음에 바깥으로 나갔다가 휘몰아치는 바람에 어찌하지도 못하고 다시 들어와서 창밖으로
하얗게 된 바깥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1층, 2층과 3층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날이 좋아지기를 기다렸지만 하늘도 무심하시지..
왜 이런날 이렇게 추운 바람과 눈을 내려주시는지...



그러다가 어떤 사람을 발견했다. 두꺼운 모자달린 점퍼를 입고, 배낭을 매고, 장갑을 끼고 사진을 찍는 사람을...
난 모자달린 점퍼가 아니어서 머리가 추웠고, 목도리도 얇아서 바람이 술술 들어오고..
오직 장갑하나 껴서 손은 그나마 덜 추웠었는데...
난 건물 안에서 그 사람을 보면서 '아.. 사진은 저렇게 찍어야 하는건데..'라면서 계속 부러워했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사람들이 하나둘씩 전망대로 올라오고 있었다.
개중에는 우리나라 아줌마, 아저씨들이 관광을 오셨는지(할아버지?, 할머니?) 가이드아주머니가 시끄럽게
1층에서 여기는 어디고, 저기는 어디고.. 를 계속 설명해주셨고, 한동안 조용하던 전망대가 정말 시끄러울 정도였다..

다행히도 몇십 분 정도 지나자 하늘은 언제 눈이 왔냐는 듯이 다시 맑아졌고,
그 새를 이용해서 다시 또 올라가서 사진찍고, 추우면 내려오고, 그렇게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그것도 한두번이지... 계속 하다보니 몸도, 마음도 지쳐갔다..
그 때 생각난 것이 2층의 레스토랑.
어차피 저녁도 곧 먹어야 하기에... 2층의 레스토랑으로 갔다.

저녁엔 술과 식사를 동시에 제공하는 곳이었다.
이 곳에서 하코다테 특산물로 만들어진 카레와 생맥주를 주문하고, 창가자리에 앉아 편하게 야경을 감상했다.
날이 어두워져서 물컵 아래 받침대에서 색색의 빛이 나와 물컵을 비춰주고,
레스토랑의 어두운 조명으로 밖의 하코다테 야경이 더욱더 빛나보이는듯 보였다.

그러고보니 일본에 와서 카레를 먹는 것이 이번이 처음인것 같다.
감자와 채소, 그리고 고기가 어우러져 있는 카레의 맛은 우리나라의 카레와는 다른 맛이었고,
밥과 함께 먹으니 되직한 카레의 맛과 큼지막한 덩어리들이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창가자리에 앉은지라 밥 한번 먹고, 밖 쳐다보고, 조금 바뀐 거 같다 싶으면 사진찍고..
그렇게 계속 앉아서 편하게 밥먹으며 하코다테의 야경을 즐겼다.

세계의 3대 야경중의 하나라는 하코다테의 야경이었는데, 티비에 나왔을 때에는 솔직히 그냥 그랬는데
직접 와서 눈으로 본 야경은 홍콩의 야경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홍콩의 야경도 보고 하코다테의 야경도 봤으니 이제 삼대 야경은 나폴리만 가보면 될듯...
근데 나폴리는 언제 갈 수 있을런지...

나같이 하코다테의 야경을 티비나 사진으로만 본 사람들은 직접 가서 눈으로 보길 권한다.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도 몇백만배 더 아름다우니 말이다.
야경사진을 너무 많이 찍어서 압축해서 한장으로 만들었다.
중간중간 잘 안맞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 한장의 gif에는 고르고 고른 사진 20장이 들어있다..^^

그렇게 배도 채우고, 멋진 야경도 구경하고나서 다시 3층 전망대에 올라가서
유리창에 비친 야경이 아닌 내 눈에 바로 들어오는 야경을 한참을 보고난 후 다시 로프웨이를 타고 산 아래로 내려왔다.





이제 호텔로 돌아가야지 하고 길을 걷는데 눈이 계속 내린다.
이 곳의 눈은 우리나라의 눈과 달리 포슬포슬한 눈이어서 옷에 닿아도 툭툭 털으면 떨어지는 그런 눈이다.
다행히 옷을 젖게 하지는 않아 탁탁 털어가면서 길을 걸어갔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것이 시간은 8 시도 되지 않았는데, 마치 서울의 새벽을 보는 것 같이
길가의 상점도 모두 문을 닫고, 지나가는 사람이나 차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산 전망대에서 내려와서 호텔에 들어가기까지 만난 사람이 네다섯명?? 이 다였으니까 말이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면서 모토마치 거리도 가보려고 했는데, 사람이 너무 없으니 무섭더라..


그래서 그냥 스윽 지나가면서 잠깐 서서 사진 한장 찍고, 그리고나서 밝은 곳만 돌아다녔다.
횡단보도를 지나가는데 아까 로프웨이를 가려다 버튼을 누르지 않아서 한참을 기다렸던 같은 방식의 횡단보도가 보여서 사진을 찍었다.
이건 어떤 블로그에서도 보지 못했다. 내가 찾지 못한건가..?


또, 호텔로 들어오면서 과자를 사려고 했지만 폐점시간이 6시던가 7시던가 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점심먹고 산 과자 하나만 챙겨들고 호텔로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왠지 모르게 심심해서(?) 럭키 삐에로를 갈까 야끼도리 벤또 파는 곳을 갈까 하다가 오늘은 벤또를 먹기로 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이미 주문을 한 몇몇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떻게 주문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한참을 쳐다보고 있다가 느낌으로 보니 내가 원하는 꼬치의 갯수를 써주면
그대로 만들어주는 걸 겨우겨우 알아내서 적어서 줬다.
카라아게(닭튀김.. 맞나?) 와 꼬치 3개가 들어간 도시락을 주문했는데, 닭튀김의 경우에는 미리 만들어져 있는 걸 렌지에 데워주는
형식이었다.
도시락이 만들어지는 동안 슈퍼에서 컵누들 한개도 구입해서 벤또와 함께 가지고 왔다.
그런데 왠일.. 나중에 생각해보니 닭튀김을 렌지에 넣어두고 깜박 잊고 안가져왔다.
이런이런 그걸 나중에 호텔을 옮기고 난 후에 생각이 났으니.. 정말 정신이 없긴 했나보다.

벤또를 사고 돌아오는 길에도 역시 사람도, 차도 보이지 않았다.
밤이 되면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다고 하더니 정말 맞는 말 같았다.
순간 이런데 살면 야근같은 거 안할거라는 생각이 들었다..ㅋㅋ




호텔에 들어와서 잠시 티비를 보다가 사온 도시락을 꺼냈다.
이상하게 여행만 가면 밥 먹고 뒤돌아서면 뭔가 먹을게 생각난다.
내가 특이한 걸까나??
야끼도리라고 해서 닭이 아니라 돼지고기라고 어느 블로그에서 본 기억이 났다.
소스 냄새가 진하게 나고, 생각보다는 맛이 별로였다. 돼지고기의 비린내도 나고 말이다.
겨우겨우 먹고, 물로 입가심을 했다.



티비를 보다가 사진을 찍다가 하다 생각난 것이 온천이었다.
내가 묵고 있는 호텔은 최상층에 온천이 있었다. 항상 사람이 많지 않다고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에서 본 적이 있어서
일단 한번은 카메라를 들고가지 않았는데... 내가 시간대를 잘못맞춘건지 사람들이 가득이었다.
그래서 온천사진은 포기. 하고 온천을 즐겨보려고 했다.

원래 뜨거운 데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온천은 정말 뜨거운 물과 덜 뜨거운 물이 있어서 그나마 좀 나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온천을 안하는데, 일본에까지 와서도 온천을 안하면 후회할 거 같은 생각에 열심히 즐겨보려고 했다.
탕에도 들어갔다 나오고, 사우나도 들어가보고, 그렇게 온천을 즐기려고 했다.
노천온천도 있어서 가보려고 했는데, 워낙에 사람이 많아서 그건 다음날로 미뤘다.

온천을 다하고 나오니 하코다테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휴게실이 있었다.
휴게실 입구에는 가게에서나 볼듯한 아이스크림 냉장고가 있다. 그 곳에 막대아이스크림(하드)이 있는데
온천하고 나오면 마음대로 가져다 먹어도 좋다고 적혀있는 듯 했다(이 해석도 내 마음대로..ㅋㅋ)
아이스크림을 하나 꺼내서 먹으며 창밖을 내다보니, 그냥 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솔직히 하나 더 먹고 싶었는데, 이런 데 와서 아이스크림 두 개 먹었다가 한국인 망신만 시킬거 같아서 그냥 방으로 내려왔다.

내가 묵은 라비스타 하코다테베이 호텔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묵는다고 하던데,
이상하게 내가 있을 때에는 내가 우리나라 사람을 못찾은 건지, 전혀 한국말을 들어볼 수 없었다.
이건 내가 묵었던 두 호텔에서 전부 동일했다.
이상하게 여행만 가면 한국사람들이 자주 안 가는 곳에 가는지, 아니면 한국사람들이 없는 시간대를 골라 가는건지
해외여행을 나가기만 하면 그 많은 한국사람들이 다 사라진다..

방에 내려와서 내일은 어딜갈까 고민도 하고, 티비도 보고 하다가
일단 하코다테 역 쪽으로 가보자는 생각을 하고 잠을 청했다.
하지만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고, 잠깐 자고 일어나보니 목이 칼칼해져서 방에 구비되어 있던 가습기를 켜고 그렇게 잠이 들었다.
------------------------------------------------------------------------------------------------------------------
드디어 첫날 여행기 끝입니다.
첫날만 여행한 거 같이 여행했지, 다음날 부터는 설렁설렁 돌아다녔어요...
다음날 부터는 여행기가 짧을듯 합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난 일입니다.
저는 안 걸리리라 생각했는데.. 이거 참.. 당하고 보니 괜히 가슴떨리고 그럽니다.

오전 10시 21분. 02-722-8011(027228011)로 전화가 와서 받으니까 조용하더라구요. 그래서 끊었는데...
잠시 후 2분정도 지난 10시 23분 다시 동일한 전화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를 받으니 억샌 목소리의 남자가 "xxx 씨 되십니까?" 라고 물어보네요.
그렇다라고 대답하니 "서울지방경찰청의 000입니다"라면서 자기 소개를 하네요.
지난 *월 서울강서경찰서에서 김성철이라는 사기꾼이 잡혔는데.. 그 사람이 가지고 있던 대포통장에
제 이름으로 된 신한은행, 하나은행 통장이 발견되었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제 이름, 생년월일, 주민번호를 불러주면서 맞냐고 하더라구요.

사실 처음에 경찰청이라고 하기에 '블로그에 내가 저작권이 걸릴만한 걸 올렸나? 아니면 불법다운로드??에 걸렸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사기꾼 얘기가 나오고 대포통장 얘기가 나오니 이거 웬지 찝찝하더라구요..
계속해서 그 남자는 신한은행 통장은 1월인가?? 압구정점에서 개설되었고, 하나은행 통장은 3월?? 에 봉천점에서 개설되었다면서
제가 그 통장을 개설한 거 아닌지를 물어봤습니다.
당연히 전 압구정이나 봉천동에 가지 않기 때문에 제가 한 게 아니라고 했죠..
그랬더니 상대방이 대포통장의 경우 본인이 개설해서 싼 가격에 파는 경우가 많은데 혹시 제가 무직이냐고 물어보더라구요.
그 때까지는 제대로 대답해야 할 거 같아서 "ooo인데요"라고 하니까 그 분 이상하게 잘 못 알아듣더라구요.
그냥 그러려니 했었어요..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으니까요..

그러더니 신한은행의 이성민? 이라는 직원과 하나은행의 ***이라는 직원이 이 사기꾼과 작당을 하고 고객정보를
빼돌린거 같다고, 혹시 이 사람들을 아냐고 물어보더군요.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하니까 그 후에는 혹시 은행에 아는 사람이 있냐고 물어보네요.
주변에 은행다니는 사람이 없어서 없다고 하고나니 갑자기 제가 거래하는 은행을 알려달라고 하네요.
제가 거래하는 은행과 이번에 대포통장 만든 은행에 대해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이죠..
(오전 일이라 갑자기 기억이 잘 안나요...)
전화 처음 받을 때부터 뭔가 미심쩍었는데 이 얘기를 들으니 확실해지더라구요.
그래서 그건 왜 물어보시냐고 하니 갑자기 상대방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과격해지더군요.
그러면서 전 신한은행하고 하나은행은 거래하지 않고 있으니 제가 한 게 아니라고 하니까
왜 협조를 안하냐고, 집 주소를 대면서 이 곳으로 소환장 보내고, 
경찰서 나와서 조사받을 거냐고.. 목소리가 커지면서 물어보네요.

참 이사람.. 웃기더라구요.
개인정보가 드러난 사람은 난데, 그래서 내가 화가 나면 나야 하는데 그 사람이 더 흥분하며 말을 하니 말이죠..
제가 은행을 얘기하지 않아서 화가 난 것처럼 말이죠.
그래서 "지금 흥분해야 하는 사람은 저인거 같은데 왜 그쪽에서 화를 내세요?"라고 하니 더더욱 흥분하네요...

이 사람 이름이 이모 씨였던 거 같아서 그 쪽 이름이 뭔데요? 라고 다시 물어보니
그 사람 왈.
"이명박이다 이 xxx야!!"
라면서 전화를 툭 끊네요...
이거 원 웃어야 할지 황당해야 할지 이해가 되지 않더라구요.


제 이름, 전화번호, 주민번호, 주소를 다 알고 있는거 같아서 기분이 찝찝하네요.
제가 아무 생각없이 은행을 알려줬다면 그 이후에는 어떨지 걱정이 되네요.
옆에서 엄마가 듣다가 저보다 더 흥분하셨어요...
전화를 끊고나서 "경찰청 사칭 사기"로 검색해보니 저와 똑같은 전화를 받은 사람도 꽤 많더라구요.
전화번호도 공개해야 저같은 일을 당하지 않을 거 같아서 이렇게 급하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가 받은 전화는 남자가 전화했고, 특별히 말투가 어눌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조금더 검색해보니 저와 비슷하게 알려주길 거부하니 목소리가 커지면서 흥분하는 사람들도 있네요.
전 피싱에 걸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이렇게 전화를 받고보니
사기에 걸릴 사람들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나저나 제 개인정보는 도대체 어디서 털린걸까요..?
이 전화번호를 쓴 건 3년 정도인데 말이죠.. 요 3년 안에 어딘가에서 털린 거겠죠..?
아.. 또 전화번호를 바꿔야 하나..ㅡㅡ;;

자나깨나 사기조심!!! 입니다.
근데 정말 웃긴건 왜 처음에 했던 이름을 대답하지 않고 대통령 이름을 댄걸까요..???
-------------------------------------------------------------------------------------------------
2011.08.16 내용 추가합니다.

또 전화를 받았네요..
아래 댓글에 있는 전화번호로 받아서 전화번호 추가합니다. 이번에는 지능수사과?? 인가 거기서 전화가 왔네요...
바쁘다고 하니 우물쭈물하다 끊어버립니다..
지난번 그 개인정보가 도는가봅니다..ㅡㅡ;;
전화번호는 02-363-7447(023637447) 입니다.
라멘을 먹고 따땃해진 배를 통통 두들기며 건너편의 창고로 들어갔다.
창고에 상가들이 밀집해있다라는 얘기만 기억하고 눈 앞에 보이는 건물로 들어갔을 때..


그 곳에는 수 많은 홋카이도 한정 과자들이 가득이었다.
아무래도 사진을 찍으면 안될거 같은 분위기의 그 곳이어서 사진을 찍지 않고 돌아다녔는데...
홋카이도에서만 볼 수 있다던 시로이코이비토 라던가 쟈카포클 이라던가 홋카이도 한정 과자들이 잔뜩이었다.
이제 여행시작인데 처음부터 잔뜩 과자를 살 순 없다는 생각에 이따가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몇 개 사서 먹어보고
맛있으면 집에 갈 때 사가야지 라는 생각으로 구경만 했다.
정말 신기한 것들도 많고, 유제품도 많고, 한 걸음 한 걸음 떼기가 너무너무 힘들 정도로 신기하고
맛있어보이는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오늘 하코다테의 야경을 꼭 봐야한다는 일념으로 나중에 살 것을 이것저것 찜하고서 다른 창고로 이동했다.

어느 창고 안에는 오르골이 잔뜩 들어있는 곳이 있었고, 또 어느 곳에는 작은 상점들이 가득 들어가 있는 곳들도 있었다.
그 외에도 하코다테의 유명한 치즈케익(스내플스, 멜치즈??)도 있었다.


열심히 구경하고, 시식도 하고(시식하는 치즈케익이 커서 오며가며 하나씩 먹는 여유??ㅋㅋ)
갑갑하다 생각이 들면 창고에서 나와 바깥을 걷고, 그렇게 쉬엄쉬엄 걸어다녔다.







한참 걸어다니다가 하코다테 로프웨이 할인권이 잔뜩 있는 곳을 발견하고,
다음 여행 때 쓰려고 넉넉하게(?) 세 장 가지고 오는 여유까지 부렸다.

그 날만 날이 추웠던 건지 계속 눈이 오다말다 하고, 바람은 계속 쌩쌩 불어대고, 그렇게 걷다가 스타벅스 매장을 발견했다.
창고 사이를 이리저리 왔다갔다 해서 굉장히 멀다고 느꼈었는데, 나중에 호텔에 앉아서 쳐다보니 너무나도 가까운 거리였다.
이리저리 헤메고 다녀서 그렇게 멀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스타벅스 매장으로 들어갔다.




2월부터 발매된 사쿠라 텀블러와 머그컵, 워터보틀 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차마 소심해서 사진을 찍지는 못하고, 뭘 사야 하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보니
점원이 와서 찾으시는게 있냐는 듯 물어봤다. 그런데 말이 빨라서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원래 사려고 했던 워터보틀이 안 보여서 혹시 워터보틀이 없냐고 물어보니 그건 다 나갔다고 하는듯 말했다.

여기계신 분들 말이 정말 너무너무너무 빨라서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결국 "저 일본인 아니에요" 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랬더니 그 분이 천천히 보시라고 하면서 다시 자기자리로 돌아가셨는데,
한참을 쳐다보고 있으니 또 다른 분이 와서 빠른 일본어로 뭐라고 말씀하신다.
대충 이 텀블러도 이쁘고, 작은 텀블러도 색이 초록색이라 이뻐서 많이 나간다. 뭐 이런 뉘앙스???
하지만 뜻은 전혀 알지 못하고 그냥 고개만 끄덕거릴 수밖에 없었다.. 일본어를 빨리 마스터해야지원..ㅠ.ㅠ
서글픈 마음을 가지고 사진보다도 훨씬 예뻤던 사쿠라머그 2 개를 구입했다.
그리고 이 때만 맛볼수 있는 사쿠라 프라프치노도 샀다.


음료를 받고 2층에 앉아서 창고도 바라보고, 인터넷도 하고, 사진도 찍고 하면서 한참을 쉬고나서
더 이상 늦으면 야경을 제대로 볼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하코다테 로프웨이로 발걸음을 옮겼다.








구글 지도로 찾아보니 걸어가도 될 정도의 거리였기 때문에 걸어가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럭키삐에로와 야끼도리벤또 가게도 봤다.
생각보다 가깝게 있는 것들을 보면서 오늘 저녁엔 벤또를 먹어야겠다라는 생각도 하면서 걸어갔다.





그런데 정말 바다와 가까워서 그런가 바람이 우리나라의 한겨울 바람만큼 찼다.
걸어가면서 목도리를 두꺼운 걸 했어야 했어 라면서 투덜거리면서 걸어갔다.

로프웨이 가는 길이라는 표지판만 믿고 가다가 횡단보도에 도착해서 한참을 기다리는데 신호가 바뀌지 않는 것이었다.

이상하다 하면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우연히 버튼이 있는 걸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딸깍 눌러보니 조금 있으니
신호가 바뀌더라..ㅡㅡ;;   나 뭐하고 기다린거니..ㅋㅋ

우여곡절끝에 횡단보도도 건너고 힘들게 언덕도 올라가서 미리 준비한 로프웨이 할인쿠폰을 내고, 왕복표를 끊었다.
짐을 좀 정리해야지 했는데 바로 케이블카가 출발한다는 얘기를 듣고 급하게 뛰어올라가
무사히 타고 하코다테산 전망대로 올라갔다.
아직 해가 지기 전이어서 그런지 케이블카에도 사람이 적었다.

무사히 시간에 맞춰서 공항버스를 탄 나는 짐가방을 좌석 안쪽에 구겨넣고(?) 바깥쪽에 겨우겨우 탔다.
생각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버스에 타고 있었고, 그 중에는 일본인들도 참 많이 있었다.
아무생각없이 빈 좌석에 앉다보니 오른쪽에 앉았는데...
공항을 좀 벗어나니 바로 왼편에 바다가 보였다.
(이래서 미리미리 정보를 알아보고 앉았어야 하는데..ㅡㅡ;;)

마지막날 묵을 곳이 유노카와 온천 근처였기 때문에 공항버스를 타고 다시 공항으로 가기 위해
공항버스가 서자마자 재빨리 건너편에 정류장을 찾아 사진으로 찍어두었다.


(그 덕에 조금더 쉽게 공항버스 정류장을 찾기도 했지만..)
버스가 정류장에 가기 전에 운전기사 아저씨는 "이번 역은 ***역입니다. 내리실 분 있나요?"라고 물어봤다.
(일드만 듣고 트인 귀라서 맞는지 틀리는지 알 수 없음. 대충 비슷한 뉘앙스?)

버스는 그 이후에도 몇 정류장을 지나쳐서 하코다테 역앞에 섰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코다테역에서 내렸고, 나와 두 명의 일본인만 남아있었다.
운전기사 아저씨는 잠시 하코다테 역에서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미안하다며 내렸다.
난 라비스타호텔에 가야하므로 베이에리어 까지 가야하기 때문에 앉아서 버스안에서 여기저기
하코다테 역앞의 건물들을 찍었다.
아마 내 주변에 계셨던 분들은 카메라소리때문에 조금은 시끄러우셨을지도 모르겠다..ㅎㅎㅎ


두 명의 일본인도 하코다테 역 다음인 국제호텔에서 내리고, 버스에는 나만 남아서 베이에리어까지 갔다.
아저씨는 나 혼자 있는데도 "이번역은 베이에리어역입니다. 내리실 분 계십니까?"라고 물어봤다.
난 그 대답에 "네(하이)" 라고 대답해야 할지, "있어요(아리마쓰??이마쓰??)" 라고 대답해야 할지 잘 몰라서 작게 얘기하고,
아저씨가 정류장에 설 무렵에 캐리어를 끌고 한손엔 요금과 카메라를 들고서 출입문쪽으로 나갔다.
그리고나서는 버스요금 410 엔을 내고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버스를 내렸다.

버스를 내리고나서 반대편을 쳐다보니 큰 건물이 있었고, 내가 가야 할 숙소, 라비스타호텔이었다.
앞쪽을 쳐다보니 산이 보였다. 저곳이 하코다테 로프웨이였다.

신호등을 반대로 건너서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걸어서 호텔에 도착하게 되었다.
이 날 따라 계속해서 진눈깨비가 내리면서 바람이 세게 불어서 조금이라도 멀리 걷게 되면 정말 추웠다.
아침에 집에서 나올 때 바람이 많이 불 것 같아 두꺼운 털실목도리를 챙겼는데,
엄마가 그렇게까지 안 추울 거라고, 봄에 하는 얇은 목도리로 바꿔준 것이다.
그런데 정말 너무나도 바람도 세고, 날도 싸늘해서 두꺼운 털실목도리를 우겨서라도 가지고 올껄
하는 후회를 그 길을 걸어가면서 하고 있었다.

그렇게 세찬 바람과 날리는 눈발을 뚫고, 겨우겨우 호텔에 도착했다.


어설프게 일본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겨우겨우 체크인에 성공하고, 520호 열쇠와 조식권 두장을 받아 방으로 올라갔다.

방에 들어가니 입구는 참 좁았다.
그런데 들어가니까 방의 3/4를 차지하고 있는 커다란 침대가 보였다.



나 혼자 자는 싱글룸인데 왜 이렇게 침대가 큰거지 라는 생각은 잠시.
이야.. 큰침대 좋다 하면서 헤헤거리고 이리저리 구경하고 사진도 찍었다.
다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보니 화장실이랑 욕실을 안찍었다..바보.
침대 앞에 커다란 창밖으로 산이 보이는 것을 보고 아.. 저기가 전망대로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호텔 바로 바깥에는 베이에리어 창고가 있었고, 저 멀리 하코다테의 유명한 언덕들도 보이고,
인터넷으로 봤던 것보다도 훨씬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저기 방 구경을 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하코다테 구경을 하기 위해 방을 나섰다.


복도를 지나 엘리베이터로 가는 왼쪽에 탕비실이 있었다.
그 곳에 전자레인지와 제빙기가 있었고, 간단하게 물과 맥주 등 음료수를 살 수 있는 자판기도 있었다.







호텔에 다시 열쇠를 맡기고 생각해보니 아직 점심을 먹지 못했다.
아침도 인천공항에서 먹은 스무디와 샌드위치가 다였으니, 배가 고플 때였다.
호텔 앞에 있는 음식점중 하코다테에 오면 꼭 먹어야 한다고 하는 시오라멘을 먹기로 했다.
아지사이 라고 하는 하코다테의 유명한 시오라멘가게가 호텔의 바로 앞에도 있어서 쉽게 먹을 수 있었다.
혹시나 점심과 저녁 중간에 쉬는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했는데 다행이도 이 곳은 쉬는시간 없이 운영하는듯 보였다.





자리를 잡고, 가장 기본인 시오라멘을 주문했다.
잠시후 국물이 뽀얀 시오라멘이 나왔다. 위에는 죽순이 가득 올려진, 맛있어보이는 라멘이었다.


추운 곳에서 덜덜 떨다와서 그런지 따뜻한 라멘과 국물이 정말정말 좋았다.
짜다는 얘기도 많이 듣고, 느끼하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는데, 그 날의 나에겐 정말 딱맞는 맛있고, 따뜻한 라멘이었다.

라멘을 먹는 내내 근처 테이블에 한국인이 있었는지 계속 한국말이 들려왔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있는 이 곳이 서울의 어느 일본라멘 전문점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한순간 했지만,
손님이 들어오고 나갈때 하는 인사말과 끊임없이 나오는 티비소리에 이 곳이 일본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맛있게 밥을 먹고 나오니 아지사이 라는 가게 간판이 햇빛에 반짝이고 있었다.


인터넷으로 좌석지정을 할수있는 시간이 이코노미 좌석은 탑승전 48시간 까지라고 한다.
따라서 하루 전에 예매한 나는 좌석 지정을 할수 없었던 상황.
하지만 운이 좋게도 창가좌석을 얻을 수 있었다.

늦게 들어간 나는 지난번처럼 창가자리를 못 앉을 줄 알았는데... 이번에 타고 계신 분들은 자리를 비워두고 계셔서
양해를 구하고 창가자리로 들어갔다.

내 옆에 계신 분들은 어느 나이가 지긋하신 부부.
아주머니 되시는 분이 가운데 앉으셨는데 자꾸 내쪽 팔걸이로 몸을 기대신다.
남편분 있으신 쪽으로 기대셔도 되는데 왜 나한테 몸을 기대시는지....
추울거라는 생각에 겉옷도 두껍게 입고, 면세점봉투에, 카메라에 나 하나도 버거웠는데 말이다...
그래도 열심히 옆에 계신 분이 너무 다가오지 않도록 밀면서 비행기를 탔다.

며칠 전 내린 눈 때문인지,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우리나라는 눈으로 뒤덮힌 하얀 산들을 볼 수 있었다.
비행기를 타면 남는게 사진이라고, 열심히 셔터를 눌러댔다.




비행기가 어느정도 괘도에 오르자, 기내식을 줬다.
하코다테로 가는 비행기가 소형기종이고, 구간도 긴 편이 아니라서 밥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다.
역시나 기내식은 밥이 아닌 빵.


샌드위치와 숏브레드빵, 그리고 떠먹는 요구르트가 들어있는 기내식을 받고,
커피, 감귤쥬스를 받아마셨다.
음.. 역시 샌드위치는 그냥 샌드위치맛. 겨자소스가 있어서 위에 뿌리고 살짝 먹었더니 그런대로 먹을만했다.
내가 소스 발라 먹는걸 보고 옆에 계신 아주머니도 소스 한번 발라서 먹다가 소스는 그냥 놔두신다..ㅋㅋ
여차저차 샌드위치를 다 먹고, 떠먹는 요구르트를 열다가 퍽 소리를 내면서 열려서 요구르트가 옷에 튀고..ㅡㅡ;;
그거 닦아내고, 옷에 자국 남지 않게 물티슈로 닦고.. 혼자서 난리란 난리는..ㅋㅋㅋ

암튼 그렇게 기내식도 먹고, 다음은 면세품 타임!!
이번 여행은 급하게 가고, 5월에 간다는 생각에 면세품도 그냥그냥 보내버리고,
옆에 계신 분들은 뭘 그리 사시는지... 승무원 분이 계속 우리줄에 와계시네...

가서 무얼 봐야할지 하나도 정하지 않아서 여행가이드북을 보면서 일정도 생각해보고,
심심하면 창가로 바깥도 찍고 그렇게 비행기를 탔다.
아래는 심심해서 찍은 사진들.. 좀 많다..하하^^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안전벨트싸인에 불이 들어오고, 카메라나 핸드폰을 꺼달라는 안내문구가 들려왔다.
그리고나서 한참이 지나니까 갑자기 비행기가 구름 속으로 들어가버렸다.
비행기를 그렇게 많이 탄 편은 아니지만, 이렇게 구름 속을 비행기가 지나가는 것도 처음봤다.
너무나도 신기했는데,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아까 전자기기를 꺼달라는 얘기가 너무나도 속상했다.
하지만 안전운행을 위해 눈으로만 보기로 하고, 조용히 창문을 쳐다보면서 구름속에서 빨리 빠져나오길 기다렸다.
구름 속이라서 그런가 기류가 많이 불안정했고, 비행기도 생각보다도 많이 흔들렸다.

그래도 무사히 예정시간인 12시 10분보다 10분 일찍 도착했다.
비행기를 빠져나와 입국심사를 받으려고 간 공항은 정말 우리나라 김포공항보다 작은 느낌이었다.
출입국심사대도 세군데? 밖에 없었고, 그나마 한곳은 일본인 전용...
나름 빨리 나왔음에도 지문과 얼굴사진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내 옆에는 내국인전용 입국심사대가 있었는데, 어떤 한 승객이 자신은 자이니치(재일 한국인이 맞겠죠?)라고 하니까
옆에서 기다리라고 하더라.
그러더니 일본인들 전부다 입국심사 할때까지 벽에 세워 기다리게 하고나서는 제일 마지막에 입국심사를 받게 했다.
그것도 그 사람이 입국심사 하려고 할 때 일본인이 있자, 다시 그 분을 빼내고 자국민을 먼저 심사시키더라...
처음 보는 그런 광경에 아.. 내가 정말 일본에 온거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입국심사를 끝내고, 짐을 찾으러 가는데, 워낙 공항이 작아서 그런가 나이가 지긋하신 남자직원 한분이
낑낑거리면서 컨베이어에서 짐들을 하나씩 꺼내서 바깥에 진열해 놓고 있었다.
그 분 덕에 쉽게 짐을 찾아서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세관에 신고서를 제출하고 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짐검사를 한다고 캐리어를 오픈해달란다.
미리 카페에서 짐검사를 했다는 글들을 많이 봤지만 설마 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캐리어는 한쪽은 텅 비어있었고, 그나마 채워있는 곳도 옷 몇벌하고 화장품이 다였으니까 말이다.
몇일동안 있는지, 어디를 여행할 것인지 물어본 후 가방을 닫고 나올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런 짐검사를 많이 하는거 같았다. 내가 하기 전 내 앞에 있던 사람들도 몇명 짐가방을 여는 걸 봤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짐가방을 열었을 때 민망하지 않도록 흰색 가림대도 만들어져 있었다.

그렇게 우여곡절이 많은 입국심사를 마치고 드디어 공항을 나섰다.
내가 꽤 뒤쪽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나와보니 그렇지도 않았다. 그렇게 입국심사를 마친 시간은 12시 30분 근처..
생각해보니 하코다테 시내로 들어가는 공항버스가 30분에 있다는 걸 본적이 있었다.
급히 버스 타는 곳으로 가다보니 버스 한 대가 출발하려고 하는듯 했다.
달달거리며 짐가방을 끌고 가서 12시 30분에 출발하는 공항버스를 탈 수 있었고, 그렇게 난 하코다테로 들어갔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