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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2011-03, 하코다테, 일본

2011. 03. 03(3) 라비스타 하코다테호텔 도착. 점심은?

by 거선생 2011. 4. 10.

무사히 시간에 맞춰서 공항버스를 탄 나는 짐가방을 좌석 안쪽에 구겨넣고(?) 바깥쪽에 겨우겨우 탔다.
생각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버스에 타고 있었고, 그 중에는 일본인들도 참 많이 있었다.
아무생각없이 빈 좌석에 앉다보니 오른쪽에 앉았는데...
공항을 좀 벗어나니 바로 왼편에 바다가 보였다.
(이래서 미리미리 정보를 알아보고 앉았어야 하는데..ㅡㅡ;;)

마지막날 묵을 곳이 유노카와 온천 근처였기 때문에 공항버스를 타고 다시 공항으로 가기 위해
공항버스가 서자마자 재빨리 건너편에 정류장을 찾아 사진으로 찍어두었다.


(그 덕에 조금더 쉽게 공항버스 정류장을 찾기도 했지만..)
버스가 정류장에 가기 전에 운전기사 아저씨는 "이번 역은 ***역입니다. 내리실 분 있나요?"라고 물어봤다.
(일드만 듣고 트인 귀라서 맞는지 틀리는지 알 수 없음. 대충 비슷한 뉘앙스?)

버스는 그 이후에도 몇 정류장을 지나쳐서 하코다테 역앞에 섰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코다테역에서 내렸고, 나와 두 명의 일본인만 남아있었다.
운전기사 아저씨는 잠시 하코다테 역에서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미안하다며 내렸다.
난 라비스타호텔에 가야하므로 베이에리어 까지 가야하기 때문에 앉아서 버스안에서 여기저기
하코다테 역앞의 건물들을 찍었다.
아마 내 주변에 계셨던 분들은 카메라소리때문에 조금은 시끄러우셨을지도 모르겠다..ㅎㅎㅎ


두 명의 일본인도 하코다테 역 다음인 국제호텔에서 내리고, 버스에는 나만 남아서 베이에리어까지 갔다.
아저씨는 나 혼자 있는데도 "이번역은 베이에리어역입니다. 내리실 분 계십니까?"라고 물어봤다.
난 그 대답에 "네(하이)" 라고 대답해야 할지, "있어요(아리마쓰??이마쓰??)" 라고 대답해야 할지 잘 몰라서 작게 얘기하고,
아저씨가 정류장에 설 무렵에 캐리어를 끌고 한손엔 요금과 카메라를 들고서 출입문쪽으로 나갔다.
그리고나서는 버스요금 410 엔을 내고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버스를 내렸다.

버스를 내리고나서 반대편을 쳐다보니 큰 건물이 있었고, 내가 가야 할 숙소, 라비스타호텔이었다.
앞쪽을 쳐다보니 산이 보였다. 저곳이 하코다테 로프웨이였다.

신호등을 반대로 건너서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걸어서 호텔에 도착하게 되었다.
이 날 따라 계속해서 진눈깨비가 내리면서 바람이 세게 불어서 조금이라도 멀리 걷게 되면 정말 추웠다.
아침에 집에서 나올 때 바람이 많이 불 것 같아 두꺼운 털실목도리를 챙겼는데,
엄마가 그렇게까지 안 추울 거라고, 봄에 하는 얇은 목도리로 바꿔준 것이다.
그런데 정말 너무나도 바람도 세고, 날도 싸늘해서 두꺼운 털실목도리를 우겨서라도 가지고 올껄
하는 후회를 그 길을 걸어가면서 하고 있었다.

그렇게 세찬 바람과 날리는 눈발을 뚫고, 겨우겨우 호텔에 도착했다.


어설프게 일본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겨우겨우 체크인에 성공하고, 520호 열쇠와 조식권 두장을 받아 방으로 올라갔다.

방에 들어가니 입구는 참 좁았다.
그런데 들어가니까 방의 3/4를 차지하고 있는 커다란 침대가 보였다.



나 혼자 자는 싱글룸인데 왜 이렇게 침대가 큰거지 라는 생각은 잠시.
이야.. 큰침대 좋다 하면서 헤헤거리고 이리저리 구경하고 사진도 찍었다.
다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보니 화장실이랑 욕실을 안찍었다..바보.
침대 앞에 커다란 창밖으로 산이 보이는 것을 보고 아.. 저기가 전망대로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호텔 바로 바깥에는 베이에리어 창고가 있었고, 저 멀리 하코다테의 유명한 언덕들도 보이고,
인터넷으로 봤던 것보다도 훨씬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저기 방 구경을 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하코다테 구경을 하기 위해 방을 나섰다.


복도를 지나 엘리베이터로 가는 왼쪽에 탕비실이 있었다.
그 곳에 전자레인지와 제빙기가 있었고, 간단하게 물과 맥주 등 음료수를 살 수 있는 자판기도 있었다.







호텔에 다시 열쇠를 맡기고 생각해보니 아직 점심을 먹지 못했다.
아침도 인천공항에서 먹은 스무디와 샌드위치가 다였으니, 배가 고플 때였다.
호텔 앞에 있는 음식점중 하코다테에 오면 꼭 먹어야 한다고 하는 시오라멘을 먹기로 했다.
아지사이 라고 하는 하코다테의 유명한 시오라멘가게가 호텔의 바로 앞에도 있어서 쉽게 먹을 수 있었다.
혹시나 점심과 저녁 중간에 쉬는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했는데 다행이도 이 곳은 쉬는시간 없이 운영하는듯 보였다.





자리를 잡고, 가장 기본인 시오라멘을 주문했다.
잠시후 국물이 뽀얀 시오라멘이 나왔다. 위에는 죽순이 가득 올려진, 맛있어보이는 라멘이었다.


추운 곳에서 덜덜 떨다와서 그런지 따뜻한 라멘과 국물이 정말정말 좋았다.
짜다는 얘기도 많이 듣고, 느끼하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는데, 그 날의 나에겐 정말 딱맞는 맛있고, 따뜻한 라멘이었다.

라멘을 먹는 내내 근처 테이블에 한국인이 있었는지 계속 한국말이 들려왔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있는 이 곳이 서울의 어느 일본라멘 전문점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한순간 했지만,
손님이 들어오고 나갈때 하는 인사말과 끊임없이 나오는 티비소리에 이 곳이 일본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맛있게 밥을 먹고 나오니 아지사이 라는 가게 간판이 햇빛에 반짝이고 있었다.